LG화학, 해외 전기차배터리사업 ‘노심초사’
LG화학, 해외 전기차배터리사업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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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친환경차 정책 축소… 중국, 사드 보복 조치
▲ LG화학이 미국과 중국에서 펼치고 있는 전기차배터리사업이 각각 친환경차 정책 축소와 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녹록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LG화학이 미국과 중국에서 펼치고 있는 전기차배터리사업이 녹록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는 현지 전기자동차 판매가 부진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종래의 친환경차 확산 정책을 축소하고 기존 내연기관차 분야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중국에서는 사실상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보조금 제한 조치가 이어지며 현지 사업 여건에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당초 기대했던 해외 전기차배터리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미국 내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
미국 내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은 우선 현지 전기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다는 데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GM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전기자동차 ‘볼트(BolT)’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당초 GM이 올해 볼트 판매 목표를 3만대 수준으로 설정하자 LG화학은 볼트용 2차전지 공급을 통해 약 3,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 올해 전지사업 부문에서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내에서 볼트는 952대 판매에 그쳤다. 1월 판매량이 1,162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판매량이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현재 볼트 판매 지역은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로 한정된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종래의 친환경차 확산 정책 기조를 내연기관차 우선으로 전환하고 있는 흐름도 전기차배터리사업에 ‘빨간불’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교통부는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와 연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GM과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완성차업체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친환경을 기치로 내건 미국 내 전기자동차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펼치고 있는 LG화학에게는 상당한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 중국, 사드 보복 장벽
중국 현지의 전기차배터리사업 역시 순조롭지 않다. 중국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산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 기업을 견제해왔다. 더욱이 최근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며 이런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중국 정부의 제4차 전기차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서 탈락한 후 추가 심사 통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 중국 정부는 LG화학을 포함한 한국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모두 제외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범 기준을 연간 생산능력 2억Wh에서 80억Wh로 무려 40배 높인 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의 연간 생산능력은 이 기준에는 절반도 못 미친다. 결국 LG화학 중국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은 지난해 가동률 20%대에 머무르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어왔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업체에 정치․외교적 이유를 들어 분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LG화학은 중국 전기차배터리사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현지 난징 공장 증축에 나서고 있다. 이 난징 공장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아시아와 유럽의 완성차회사에 공급할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면서 가동률을 기존 20%에서 올해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현재 진행 중인 중국 현지의 전기차배터리 5차 인증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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