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 모인 ‘시민 명예혁명’ 노벨평화상 가능할까
1600만 모인 ‘시민 명예혁명’ 노벨평화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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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적극 발 벗고 지원, “자료 상당히 수집했다, 뉴욕타임스 광고도 구상"
▲ 지난해 10월말부터 ‘박근혜 퇴진’을 외치던 광화문 촛불은 외신들도 화들짝 놀라게 했다. 그 많은 인원이 거리로 나왔지만 경찰과 어떠한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고, 집회를 마친 거리도 깨끗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박근혜 파면이 확정된 다음날인 지난 11일 촛불집회에서 폭죽이 터지는 모습. ⓒ 뉴시스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지난해 10월말부터 ‘박근혜 퇴진’을 외치던 광화문 촛불은 외신들도 화들짝 놀라게 했다. 그 많은 인원이 거리로 나왔지만 경찰과 어떠한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고, 집회를 마친 거리도 깨끗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까지 134일동안 20차례 열린 촛불집회에선 총 1천6백여만명이 참석해 장관을 이뤘다. 넉달 넘게 진행된 시민 명예혁명이었다.
 
촛불집회를 노벨평화상에 추천하자는 움직임도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누구도 피를 흘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한 세계사적으로도 거의 유일무이한 사례기 때문이다. 그동안 폭압을 일삼던 독재정권이 끝장나려면 수많은 이들이 언제나 피를 흘려야만 했는데, 그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시민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 “노벨평화상,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충분”
 
광화문 촛불집회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썼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격변기에 테러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경우가 많은데 우리 촛불집회에는 폭력이나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국민은 위대하며 시민명예혁명으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국민의 평화 집회 의지와 역량은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거나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하다”라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특히 "시민 촛불혁명을 역사에 기록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촛불집회 초기부터 자료를 모으도록 해 상당히 수집했다. 광화문광장 예술인 텐트는 물론 서울광장 탄기국 텐트까지 모두 남겨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 광고도 구상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 모습을 보여주며 '평화롭고 안전한 서울로 오세요'라고 홍보하는 방향"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서울시가 직접 할 수는 없지만, 추천 분위기를 적극 조성해보겠다는 의지다.
 
◆ 세계 유수 언론도 극찬, “유례 찾아볼 수 없는…”
 
박 시장 전에는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가 ‘노벨평화상 추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퇴진 비상국민행동’을 후보로 추천했다.
 
천 전 대표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해 10월 29일부터 올해 3월까지 130일 이상 전국에서 20차례 1천600만명이 참여한 촛불집회는 전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탄핵’을 단호하게 요구하면서도 시종일관 비폭력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됐다. 특히 20차례 집회 동안 폭력사태로 인한 단 한 명의 연행자도 발생하지 않았던 촛불집회는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유수 언론들은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 ‘시위는 내내 평화롭고 축제분위기다’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전무후무한 만장일치 시위였다’ ‘촛불과 공연이 함께 한 빛의 축제다’, ‘수준 높은 시위를 통하여 민주주의 모범을 보여준 한국의 시위문화를 민주주의 역사가 유구한 서양에서 배워야 한다’고 극찬했다”며 “헌법질서 내에서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절차를 통해 해결한 것은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모범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세계의 유수 언론들이 광화문 촛불집회를 극찬했음을 언급하며, “전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군사적 대립과 갈등이 팽배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전쟁과 독재의 역사를 극복하고 평화적인 국민혁명을 이루어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 세계 민주주의 발전에 큰 귀감이라고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천 전 대표는 구체적인 추천 방식에 대해선 “헌정질서가 보장하고 있는 민주적 방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광범위한 국민의 서명을 통한 노벨평화상 추천 국회 청원과 국회가 민의를 반영한 노벨평화상 추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각종 쏟아진 ‘미담’들
 
이렇게 열린 촛불집회에선 여러 미담들도 소개됐다. 안진걸 퇴진행동 공동대변인은 15일 <정관용의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이민주 선생님이라고 그분은 혼자서 (평일집회까지 합쳐)128번 (촛불집회에)나가셨어요. 또 그분 어머님 팔순 노모가 80번, 모녀가 합쳐서 208회 오신 거다. 정말 놀랍다”며 평일집회까지 매일 참석한 이도 있었음을 언급했다.
 
또 “저는 이번 촛불혁명을 가족혁명, 친구혁명이라고 한다. 동창회, 동기회, 동호회 무슨 초등학교 반 모임 등을 하신다. 그런데 여러 제보가 있었는데 꼭 식사하고 나면 갑자기 어떤 분이 우리 시민 여러분,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하면서 갑자기 후다닥 나간대요 그래서 물어보면 계산 다 하고 나가신 것”이라며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해 식사값을 대신 내주는 미담도 있었음을 언급했다.
 
그는 또 “이번에는 정말 우리 국민들이 똘똘 뭉쳐서 우리 평화롭게 하자, 대중적으로 하자, 그다음에 서로 돕자. 심지어 소수자나 약자나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언사도 하지 말라 이렇게 인권수칙을 만들어서 돌렸다”라며 소수자와 약자 등에 대한 배려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안 대변인은 “모금도 에피소드가 많은데, 신혼 금반지 보내주신 분도 있다. 또 우병우씨가 도망다니니까 안민석 의원과 정붕주 전 의원이 현상금을 걸었는데, 우병우가 결국 출석하니까 결국 현상금 쓸 데가 없어졌다. 그걸 또 퇴진행동으로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대학교 85학번 동기 일동. 사람은 밝히지 말라, 그것만 밝혀달라는 거예요. 그랬더니 정말 1천만 원이 넘게 들어 있더라고요. 동기들끼리 걷었다”며 익명으로 거액을 투척한 이들도 있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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