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정치행보, 손석희 “우린 특정인 위해 존재 안해”
홍석현 정치행보, 손석희 “우린 특정인 위해 존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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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질 수 없게 된다면, 책임자로서 존재 이유 찾기 어려울 것”
▲ 최근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일각에선 대선 출마설까지 돌고 있다. 그는 고별사에서 향후 정치행보를 시사했다. ⓒ 채널A
[ 시사포커스 / 고승은 기자 ] 최근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일각에선 대선 출마설까지 돌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8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고별사에서 "이제 저는 23년 간 몸담아 온 회사를 떠난다“라며 회장직 사퇴를 선언하며 ”최근 몇 개월, 탄핵 정국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광화문광장의 꺼지지 않는 촛불과 서울광장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보며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깊은 고뇌에 잠기기도 했다“며 탄핵정국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제 생애 고난과 고민이 적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고뇌와 번민이 깊었던 적은 없었다."라며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라며 향후 정치적 행보를 예고했다. 직접적으로 ‘출마’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적 메시지를 분명히 던진 셈이다. 그러면서도 홍 전 회장은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최대의 피해자로는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될 거라는 지적이 등장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2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홍 전 회장의 대선출마설을 거론하며 “만약 그가 대선에 출마하면 최대 피해자는 손석희씨”라며 “손석희씨에게는 정치적 날벼락이다. 그동안의 보도가 홍석현씨의 정치를 돕기 위한 것이었냐는 프레임에 강제 입장당하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다른 대선 후보들을 인터뷰할 때도 문제가 생긴다"라며 "다른 후보들에게 야박하게 굴면 홍석현 때문으로 여겨질 것 아닌가"라고도 꼬집었다.
 
JTBC는 ‘박근혜 탄핵’ 정국 속에서 단연 주목받았던 언론이다. 지난해 10월 24일 <뉴스룸>에서 방영된 ‘태블릿PC’ 보도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며, 사실상 그날로 박근혜 정권은 사망선고를 받았다.
 
이후에도 JTBC <뉴스룸>이나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선 각종 특종이 쏟아졌고,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이 출마를 할 경우 JTBC의 보도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손석희 사장은 20일 <앵커브리핑>에서 굳건히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 사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공적 영역이기도 하지만 사적 영역이기도 하다”며 “광고료로 지탱하면서도 광고주를 비판한다든가 언론에게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 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그 정도에 따라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홍 전 회장의 정치행보에 대해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공모하지 않는다”라며 않고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 JTBC
그는 이어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는 특정 기업(삼성)의 문제를 보도한다든가, 매우 굳건해 보였던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었다”고 토로하며 “그것은 예외 없이 커다란 반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언론의 위치는 시민 사회와 국가 그 중간에 있으며 그 매개체로써의 역할은 국가를 향해서는 합리적인 시민 사회를 대변하고 시민 사회에는 진실을 전하는 것이라 믿는다. 교과서적인 뻔한 얘기 같지만 그것이 결국에는 좌절로부터 살아남는 목적이고 명분이었다. 몇 번에 걸쳐 언론 현주소에 대해 고백한 것은 고백임과 동시에 JTBC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었다“고 소회했다.
 
그는 홍 전 회장의 출마설에 대해선 “지난 주말부터 JTBC가 본의 아니게 입길에 오르내렸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저희가 그동안 가장 견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폄훼되기도 한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공모하지 않는다”라며 흔들리지 않고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손 사장은 “저나 기자들이나 또 다른 JTBC의 구성원 누구든. 저희들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면, 그 어떤 반작용도 감수하며 저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지키려 애써왔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을지라도,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도방향이 바뀔 시 용퇴를 시사하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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