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유불리를 따지며 여론 추이에 촉각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막판 변수로 '이라크 파병'이 급부상돼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이라크 무력충돌 사태의 확산에 따른 파병 찬반 논란이 선거전에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각당은 이라크 정정 악화란 변수가 돌출하면서 각당이 유.불리를 따지며 여론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라크 사태가 표심에 미칠 영향력을 놓고 각당은 저마다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이 기존의 지역주의 경향에서 다소 벗어나 세대와 이념을 반영한 보.혁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지지율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각당의 조심스런 분석이다.
이번 사안이 탄핵역풍이 잦아들고 부동층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린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일단 이라크 변수가 선거에 영향을 준다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한나라당에 유리하고, 열린우리당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여론조사기관 등 선거전문가들 사이에 우세한 편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파병은 해야 하지만 파병 시기와 성격 등은 정부가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파병 찬성'쪽에 열린우리당은 `신중론'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반면, 민주당은 원점에서의 재검토를, 민노당은 파병철회를, 자민련은 파병 강행 입장을 밝히는 등 정치권의 입장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민노당도 추가파병 계획 철회에 이어 현지 서희.제마부대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한 것도 자당과 우리당을 놓고 고민중인 표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파병안에 권고적 반대당론을 정했던 민주당도 이라크 변수가 `한.민공조'의 멍에를 벗고 호남 출신 유권자 등 전통적 지지층의 `U턴'을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파병 재검토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각당의 판세분석결과 수도권과 부산.경남의 60여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 예측불허의 접전이 펼쳐지는 등 선거전이 종반전을 향해 치달으면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어 파병 찬반 논란이 접전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각당 지도부는 이에 따라 수도권과 강원.충청 등 중부권 전략지역을 돌며 지지표 다지기 및 부동표 흡수를 위한 총력전을 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통과된 약속은 지켜야 하며 전세계가 한국의 국제적 신의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 국가적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나라는 국제사회에 설 땅이 없다"며 파병 찬성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다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파병 성격, 시기 등은 정부가 잘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 광명, 시흥.부천.부평 등 수도권 지원유세에서 "배도 한쪽으로 기울면 침몰하듯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며 `거여 견제'를 위한 한나라당 지지를 호소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국회에서 통과된 파병 방침은 지켜져야 하며 큰 틀에서 (파병원칙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라크 사태의 추이를 주목하고 있으며 정부는 교민과 파견부대의 안전을 위해 만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박영선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임종석 김성호 의원 등 소장파들은 "평화 재건이라는 목적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파병시점과 파병지 결정을 유보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어 당론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정 의장은 이날 강원도 춘천.인제.양양.강릉 및 충북 제천 등을 잇따라 방문했고, 김근태 원내대표는 서울과 경기광명 등 수도권을 돌며 "국정안정을 위해 1당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정부는 `묻지마 파병' 입장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공론을 새롭게 모아야 한다"면서 "젊은이들을 명분도 없는 전쟁에 내모는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공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추 위원장은 인천.수원.안양.안산 등에 대한 지원유세에서도 "평화가 뉴 민주당의 정신"이라고 파병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노당 권영길 대표는 이날 창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라크 파병을 적극 추진하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사상자가 나고 교민들에게 피해가 갈 경우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경기지역 지원유세에서 "파병은 국가적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미국이 테러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나섰는데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라크 파병 관련 각 현장의 후보자들은 이를 기회로 후보별 득실을 게산하며 선거전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이라크 파병문제를 놓고 일선 후보자들은 대체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표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며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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