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포털사이트에는 '대진하실분 찾습니다'
장기휴가를 맞은 개원가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아예 1일부터 쭉 병원 문을 닫는 병원이 있는가 하면, ‘365일 진료’를 표방하며 추석 당일에도 간단한 관리는 하겠다는 병원까지 각양각색인 것.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미용 진료과목의 경우에는 때 아닌 특수를 놓칠세라 전일 진료태세에 돌입했다.
최근 시술은 비교적 일주일 정도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이용해 피부박피나 쌍커풀 및 코성형 등으로 아름다운 변신을 꾀하는 환자가 많은 것이 그 이유다. 또한 명절선물로 부모님의 회춘성형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실제로 L성형외과에 따르면 30~40대 뿐 아니라, 60대 이상의 리프팅 시술 예약이 유난히 많다는 것. 얼굴에 칼을 대지 않고, 실을 이용한 매직리프팅 등의 시술은 수술에 대한 부담도 없을 뿐 아니라 비교적 짧은 회복기간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대단히 인기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대를 불문하고 연휴를 이용한 변신을 꾀하면서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9일 이미 압구정동의 대부분 성형외과는 연휴 마지막까지 예약이 가득 찬 상태였으며, 밤 11시까지 수술 일정이 잡혀 있는 병원도 다수였다. A성형외과의 사무장은 쉬고 싶어도 예약이 이미 꽉 찬 상태라 도저히 병원 문을 닫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추석 당일에도 이미 예약된 환자가 가득 차 있으며, 지금도 수술예약 문의전화는 끊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B피부과는 VIP고객들의 예약 진료만으로 추석연휴를 보낸다고 했다.
물론 연휴기간 중 ‘빨간 날’에 쉬지만 추석 당일이라 하더라도 예약된 VIP환자들의 진료를 위해서 병원문을 잠시는 연다는 것. 비만클리닉의 경우에는 지방흡입술 등의 수술은 모두 4일까지 마무리하고, 그 뒤에는 ‘관리’환자만 예약이 가능하다. 진료나 시술 없이 비교적 손쉽게 받을 수 있는 관리만 예약이 가능한 것이다.
비만클리닉의 특성상 체중관리는 필수이기 때문에 연휴기간 내내 병원문을 닫아버리면, 체중이 부쩍 증가해 오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체중조절을 돕기 위해서 간단한 관리라도 해야 하는 것은 필수라고 병원관계자는 말한다. 이러한 특수는 미용진료가 아닌 안과에도 적용된다.
일주일 안팎의 회복기간이 필요한 라식이나 라섹 등의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굳이 휴가를 내지 않고 연휴를 이용해 충분히 회복까지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미 입소문난 안과들의 예약은 꽉 찬 상태. 하지만 그 외 진료과목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추석연휴를 보내는 분위기다.
모 치과는 원장들의 고향이 모두 지방인 관계로 1일부터 마지막날까지 모두 휴진에 들어간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원장과 직원까지 모두 편하게 추석을 보낸다는 것. 연휴기간 전부를 쉬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빨간 날에는 휴진한다는 병원이 많은 가운데, 환자가 없어도 병원문을 닫기는 찜찜한 의사들은 ‘대진’을 선택한다.
모 의료포털사이트에는 ‘대진하실 분을 찾습니다’라는 글귀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연휴기간 모두 병원문을 닫기도, 환자도 없을 게 뻔한데 진료를 하기도 곤란한 원장들이 대신 진료할 의사를 찾는 것이다.
장기휴가를 준비하는 개원가들의 모습이 다양한 가운데, 그래도 가장 많은 것은 추석 당일과 앞뒤 이틀, 이렇게 3일을 쉬는 병원이 대부분이라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의료관계자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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