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ATM수수료 최고, 시중은행 지점통·폐합 수순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인터넷뱅킹이 확대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이체나 입출금에 사용되던 ATM 기기를 3년간 총 3165개를 없앤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1011개의 ATM 기기를 치워버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무인거래시스템인 ATM기기는 주로 노인층이나 주부, 은행문이 닫혀 현금이 필요한 경우 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고객이나 급한 상황에 유용한 거래채널이기도 하다.
대안으로 은행들은 VAN사와 제휴를 맺어 편의점이나 마트, 공공기관에 ATM기기를 제공하는 대수를 늘리는 추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고객이 주거래 시중은행 카드와 통장을 소유하고 있는,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은 소액거래를 하면서도 VAN사 ATM에서 나오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과 제휴해 운영되는 VAN사의 ATM 수수료는 무료서비스도 없을 뿐더러 은행보다 1.5~2배 이상 높다.
이와 같은 흐름에 따라 KB국민은행이 지난 3년간 ATM기기를 가장 많은 숫자인 1011대(10.1%)를 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신한은행이 832대(11%)를 없앴고, 우리은행이 734대(10.2%), SC제일은행이 286대(21.8%), 한국씨티은행이 144대(24.6%)를 없앴다.

ATM은 차지하는 공간만큼이나 임대료 비용과 유지비용이 비싸 은행들은 대면채널에서는 보험이나 예‧적금 대출 등의 영업을, 일반 입‧출금이나 송금은 ATM 쪽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는 최근 시중은행들의 과도했던 희망퇴직과도 맥락이 닿는다. 올해 국민은행 희망퇴직자 2800명 중 입‧출금 업무를 맡던 과거 무기계약직 L0사원들이 30%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ATM수수료를 모두 면제하기로 했지만. 가장 많은 ATM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ATM과 창구 이용수수료는 시중은행 중 최고다. 1000만원을 가정해보면, ATM 수수료는 타은행카드로 인출할 경우 1000원으로 가장 높고, 창구의 경우는 마감 전에 이체수수료가 1200원으로 타 은행 1000원보다 20% 높다. 최근 국민은행은 한국씨티은행을 쫓아 창구거래수수료를 도입하려 했으나 여론에 부딪쳐 포기한 바가 있다.
삼성페이나 LG페이처럼 스마트폰에 카드를 인식하도록 하거나 지문이나 홍채인식 등의 인공지능을 ATM에 적용하는 진보된 '디지털' 핀테크 기술이 확대·시도되고 있으나, 이보다 시중은행들이 ATM이나 대면채널을 줄여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다투어 '아날로그'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과 씨티은행이 최근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거점을 만들어 주변 지점들을 통합하고 있으며, 타은행들의 트렌드도 지점을 줄여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작년에 신한은행은 커피전문점이나 빵집과 연계해 창구를 줄이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을 만들기도 했다.
은행업계에서는 현재까지의 지점통‧폐합과 ATM기기를 없애고, 이에 따른 인력구조조정은 꾸준히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시간에 ATM과 지점내에는 주로 노인층 입·출금과 주부들 공과금 납부 업무가 대부분이다"라며 "은행에서는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서비스차원에서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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