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문, 각 당 대선후보들의 한결 같은 문재인 비판
기승전-문, 각 당 대선후보들의 한결 같은 문재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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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자유, 친문패군이 ‘좌파적폐’ 역공-국민의당, 호남 반문정서 자극
▲ 기승전문(재인)이란 말이 있듯이 당 내경선을 치르고 있는 각당의 대선 후보들도 사사건건 문재인 비판을 빼놓지 않는다. 문재인 낙마가 자신의 공약인 듯 같은 당의 후보들 끼리 경쟁을하다가도 문재인 비판에는 한 목소리다. 당내경선인지 본선인지 헷갈릴 정도로 문재인 비판은 당과 후보를 막론하고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기승전문(재인)이란 말이 있듯이 당 내경선을 치르고 있는 각당의 대선 후보들도 사사건건 문재인 비판을 빼놓지 않는다. 문재인 낙마가 자신의 공약인 듯 같은 당의 후보들 끼리 경쟁을하다가도 문재인 비판에는 한 목소리다.
 
이는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견제와 반문연대를 염두에 둔 발언이겠지만, 당내경선인지 본선인지 헷갈릴 정도로 문재인 비판은 당과 후보를 막론하고 이어진다. 심지어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당선 수락연설에서도 문재인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유승민 “김대중, 노무현 10년간 적폐 쌓아온 세력...문재인은 불안한 후보”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승리한 유승민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이번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선거다. 박근혜 정부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면 또 다시 후회할 대통령을 뽑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안보관, 대북관이 매우 위험하고, 경제 노동 복지 교육 보육 등 민생의 문제에 있어서는 철학과 정책의 빈곤과 무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할 비전과 정책, 능력이 없으니 문후보가 외치는 것은 오로지 적폐청산, 정권교체 뿐”이라며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은 5년간 끝없는 안보위기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라의 운명이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많은 국민들께서 문제 많고 불안한 문재인 후보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보수 후보를 원하고 계신다”면서 “본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싸워서 이길 강한 후보는 유승민이다. 저 유승민이 문재인과 싸워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연설의 마지막부분에서 문재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선 전 정견발표에서도 “대통령 탄핵 쓰나미가 덮친 틈을 타 대통령이 되겠다는 좌파 세력들이 있다”며 “그 사람들은 적폐청산, 정권교체만 얘기한다. 그런데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간 그 적폐를 쌓아온 세력들이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유 의원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 때 민정수석을 하고 비서실장을 하고, 불법 대선자금을 재벌에게 받아서 감옥 갔다 온 사람들이 우리 보수를 향해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바로 적폐 아니냐”고 문재인과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다.
▲ 유승민 의원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 때 민정수석을 하고 비서실장을 하고, 불법 대선자금을 재벌에게 받아서 감옥 갔다 온 사람들이 우리 보수를 향해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바로 적폐 아니냐”고 문재인과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홍준표 “청와대에서 정상문 총무비서관 시켜 100만 달러 직접 가져오게 해”
홍 트럼프라는 별명답게 홍준표 경남지사의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은 매우 신랄하고 위험수위를 넘나든다.
 
자유한국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홍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는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교체할 정권이 야권이 주도한 민중혁명으로 없어져 버렸다”며 “지금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이 혼란스러운 무정부 상태를 조속히 안정시킬 새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초미의 과제”라며 ‘압도적 지지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했다.
 
홍 지사는 27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는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64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을 때 당시 비서실장이었다”면서 “(노무현 정권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것을 몰랐다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고 비꼬았다.
 
홍 지사는 “문 후보는 청와대에 매일 같이 있었다. 매일 있으면서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시켜가지고 100만 달러는 직접 가져오게 했다”며 “총무비서관은 문재인 비서실장 바로 밑 ‘꼬붕’이다. 근데 이것을 몰랐다고 한다”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다. 노 전 대통령이 70억을 받을 때 알았다면 공범이고, 몰랐으면 박 전 대통령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KBS 주관으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TV토론회가 열린 26일 참가 후보들은 상호 격론 중에서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에는 한결 같았다.
 
 
◆김진태 “적폐는 좌파정권 10년간 얼마나 많았나...문재인은 좌파 패권주의”
김진태 의원은 “내가 생각하는 적폐는 문재인 자체가 적폐”라며 “우리나라를 좌경화 한 사람이 적폐인데 누가 누구를 보고 뭐라고 하느냐”고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또 “문재인은 전직 초선의원이다. 구시대 인물”이라며 “좌파 패권주의 노무현의 사람 아니냐. 그때 나라를 망쳐놓고 뭘 하겠다고 그러는지 개탄스럽다”고 몰아붙였다.
 
김진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안 지켰다고 파면까지 됐는데 문재인 후보는 특정 방송사 잘못됐다고 하는데, 이 분은 헌법질서를 지키는 것이냐”라며 “대통령 이었으면 문재인 후보도 파면”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지사는 대북관과 국가보안법에 대해 김진태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북한은 국제법상으로는 국가이고 우리 헌법상으로는 국가가 아니다”라며 “국가보안법도 당시 노무현 정부가 폐지를 하려고 했는데 우리는 폐지를 막기 위해 개정을 하자고 한 것”이라고 문 전 대표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홍 지사는 “문재인 후보는 김정은과 친구하겠다고 하고, 상대 당은 청산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적폐청산이냐”며 “적폐는 좌파정권 10년간 얼마나 많았느냐.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출발해 뇌물로 끝났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세탁기로 한 번 돌리고 좌, 우 할 것 없이 새로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참여정부와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문재인 전 대표 비판 지점은 자신들이 적폐로 지목된데 대한 역공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좌파로 밀어 붙이는 특징이 있다.
 
 
▲ ‘문모닝’을 이어오는 국민의당 답게 소속 후보들도 문재인 비판에는 다른 당이나 다른 후보 못지않다. 이들의 비판은 광주·전남·제주권 현장투표가 이루어지던 25일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박주선 부의장은 “문재인 씨가 바로 호남 탄압의 책임자”라고 지목했다. 사진 / 고경수 기자
◆국민의당 박주선 “문재인 씨가 바로 호남 탄압의 책임자”
‘문모닝’을 이어오는 국민의당 답게 소속 후보들도 문재인 비판에는 다른 당이나 다른 후보 못지않다. 이들의 비판은 광주·전남·제주권 현장투표가 이루어지던 25일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후보자 선출 전국순회경선 합동연설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문 전 대표는 이제와 호남에 대한 인사차별, 예산차별을 인정했다. 지난 총선 때 표를 얻기 위해 했던 정계은퇴 약속은 안 지켰다”라며 “선거 때만 호남의 지지를 얻으려는 사람을 뽑으면 안 된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가 누구냐. 바로 저 안철수”라며 “정권교체는 이미 확정됐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문 전 대표를 공격했다.
 
손학규 전 대표도 “세월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라고 말해줬다. 오로지 계파와 정파를 위한 정치, 패권을 일삼는 패권정치는 정치도 아니라고 말해줬다”며 “제가 호남과 같이 하겠다. 저는 호남의 아픔을 안다”고 친문패권과 호남홀대론 등을 부각시키며 비판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참여정부는 출범 처음부터 호남의 결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호남이 아닌 부산정권이라고 첫 일성으로 말하며 호남 사람들에게 정치보복을 시작했다며 “호남의 지지로 당선된 사람이 호남이 걸림돌이라고 호남을 배신했다. 호남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 등을 거론했다.
 
박 부의장은 “그 중심에 누가 있었나. 정치보복의 중심에, 당을 깬 중심에 바로 청와대 권력의 2인자 문재인이 있었다. 문재인 씨가 바로 호남 탄압의 책임자”라며 “호남을 들러리 세우는 문재인 씨의 가짜 정권(교체) 음모를 박살내겠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선 압승 후에도 “오늘 저의 승리는 문재인을 꺾고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하라는 요구”라며 문 전 대표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국민의당 후보들은 지지기반이 겹치는 호남의 반문정서를 자극하고 참여정부를 매도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한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29일 “타당 대선후보들이 모두 문재인 후보 한 명을 집중 공격하는 것은 문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고 준비된 후보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대선후보들의 문재인 비판에 대한 패턴을 보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자신들이 청산 대상인 적폐로 몰리는데 대해 적폐는 오히려 친문패권이 ‘좌파적폐’라고 역공을 가하는 것이고, 국민의당은 지지기반이 겹치는 호남에서의 반문정서를 자극하기 위해 ‘호남홀대론’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 1위가 계속되는 한 타당 후보의 비판과 공격은 이어질 것이다. 그런 공격 속에 어떤 '반문 연합작전'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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