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서 지원 손해 금호타이어로 벌충 의심”

채권단쪽 최대주주 중 하나인 우리은행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산업은행의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이나 산업은행 중 어느 한쪽이 반대하면 박삼구 회장이 요청한 컨소시엄 허용이 부결되는 상황인 만큼 산업은행이 지속적으로 박 회장의 발목을 잡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원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해 벌충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30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채권단의 ‘계획안 선 제출 후 컨소시엄 구성 허용 재논의’ 제안을 거절했다. 산업은행에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사실상 법정 소송에 들어가는 절차에 돌입하려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서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안이 가결되려면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산업은행 방침에 박 회장은 물론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도 반발하고 있다.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 산업은행은 박 회장과 더블스타 두 곳으로부터 법정 다툼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면서까지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르는 것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우조선해양과 연관성을 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년6개월간 추가 지원은 없다고 공언한 말을 뒤집은 정부의 방침에 대우조선에 1조4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투입된 총 혈세만 2조9000억원의 절반을 부담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2732%로 악화됐다. ‘혈세 먹는 하마’ 대우조선에 수조원을 투입하는 산업은행이 이 자금을 벌충하려고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른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29일 국민의당 김경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금호타이어가 대우조선처럼 막대한 혈세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국내에 매각하자는 것이 정부는 그렇게도 불만스러운가”라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아닌 살리기”라고 질타했다. 앞서 28일 김종구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우조선해양에는 혈세 12조8000억 원을 지원하면서 지원금을 달라는 것도 아닌 금호그룹의 인수마저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묻지마 지원으로 발생한 산업은행의 손해를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해 벌충하려는 것은 아닌지 편파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으로 1조4500억원을 투입하면 유동성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차원에서라도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른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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