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미청구공사금액 5조 육박
삼성중공업, 미청구공사금액 5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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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금 회수 불투명… “유동성 문제 없다”
▲ 삼성중공업의 미청구공사금액 규모가 해양·시추설비 약 3조3,000억원, 일반 상선 약 1조6,000억원으로 도합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현 기자] 삼성중공업의 미청구공사금액 규모가 해양·시추설비 약 3조3,000억원, 일반 상선 약 1조6,000억원으로 도합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글로벌 시추업체인 노르웨이 ‘시드릴(Sea Drill)’사와 그리스 ‘오션리그(Oceanrig)’사로부터 최악의 경우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잔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업계 일각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두 회사 모두 재정 악화로 파산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조선업황 침체로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비업무용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및 설비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글로벌 오일메이저 영국 ‘PB’사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유식 해양생산설비(FPU)를 수주했다. 이어 노르웨이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업체 ‘호그(Hoegh)LNG’사로부터 2,700억원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를 수주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미청구공사금액이 삼성중공업에게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 시드릴․오션리그 파산 위기 먹구름
현재 삼성중공업의 노르웨이 ‘시드릴’사와 그리스 ‘오션리그’사 관련 미청구공사금액은 각각 8,429억원, 6,238억원으로 총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7월 ‘시드릴’사로부터 드릴십 2척을 1조1,690억원에 수주했다. 이어 2013년 8월과 2014년 4월에 걸쳐 ‘오션리그’사로부터 드릴십 3척을 2조1,681억원에 수주했다.

이후 시드릴 드릴십 2척과 오션리그 드릴십 1척은 건조가 완료됐다. 그러나 이들 두 회사가 재정상 문제로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선박 인도가 연이어 연기됐다. 특히, 시드릴 측은 삼성중공업에 인도 일자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삼성중공업은 시드릴과 드릴십 인도에 관해 협의를 하고 있으나 올해 안으로 넘기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밖에 2013년 6월 약 1조4,600억원에 수주한 ‘스타토일’ 잭업리그 2기는 현재 미청구공사금액 규모가 1조6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크다. 또, ‘스테나’ 세미리그가 4,510억원, ‘쉘’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가 1,382억원, ‘엔스코’ 드릴십은 1,250억원의 미청구공사금액이 남아 있다.

다만, ‘페트로나스’ FLNG, ‘에지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스타토일’ 플랫폼 2기 등 해양 생산설비는 공정 진행에 맞춰 대금을 정산받는 프로그레시브 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청구공사금액이 발생하지 않았다.

◆ 올해 말까지 4조원 확보 예상
업계 일각의 우려와 달리 삼성중공업은 지금의 미청구공사금액이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비교적 원활한 자금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부분의 발주처와 선박 인도 협상이 무리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시드릴과 오션리그가 파산 등으로 드릴십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다른 선주사에 매각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경우 70% 내외의 가격을 전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54척의 선박, 해양·시추설비의 인도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약 4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돼 유동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청구공사금액 규모도 올해 말 3조5,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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