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긴급안보비상회의 제안, 홍준표 "정치쇼" 유승민 “오만하다”
문재인, 긴급안보비상회의 제안, 홍준표 "정치쇼" 유승민 “오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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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긴급안보비상회의 제안에 심상정 “적극 환영” 홍준표·유승민 반발
▲ 북풍이 아닌 미국발 정쟁 위협인 미풍이 불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난 뒤 시리아를 공습하고, 한반도에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배치해 안보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11일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의 개최를 공개 제안했다. ⓒ더문캠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북풍이 아닌 미국발 정쟁 위협인 미풍이 불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난 뒤 시리아를 공습하고, 한반도에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배치해 안보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은 막겠다”면서 기민한 대응에 나섰으며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 변화도 시사했으나, 이에 대한 각 당의 반응은 역시나 제각각이었다. 안보위기 속에서도 대선에서의 유불리만 따져 정쟁의 도구로만 삼는 백태도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각 당 대표와 후보에 ‘5+5’ 긴급안보비상회의 제안
문 후보는 11일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의 개최를 공개 제안했다.
 
문 후보는 “한반도 위기설 및 긴장관계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여야를 넘어 각 당 대선후보와 대표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차원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선대위에도 안보상황 점검회의 긴급 소집을 지시했다. 문 후보는 10일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다”고 밝힌바 있다.

선대위의 안보상황 점검회의 소집은 최근 한반도 위기설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한 비상조치이다.
 
문 후보 측 윤관석 공보단장은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선대위와 외교·안보 관련 의원에게 상황 파악 및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에 참석하토록 조율 중”이라며 “ 한반도 긴장관계로 인해 국민의 불안을 막고자 각 당 대선 후보가 초당적으로 참여하는 회담을 제안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후보는 또 이날 오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비전 기자회견에서 “북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계속 핵을 고도화해 나간다면 그때는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사드배치에 관해서도 기존 입장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후보는는 “사드 배치를 그대로 하겠다 또는 기존 한미간 합의에도 사드 배치 방침을 철회하겠다 등 입장을 정하고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 정부로 결정을 넘겨주면 사드 배치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인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사드는 결국 북한 핵에 대한 대응 방안 중 하나다. 그것도 방어 목적 무기다. 방어도 대한민국 전역에 대해 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평택 이북, 수도권 지역은 제외된다. 그렇다면 방어도 제한적인 효용이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것은 북핵을 완전히 폐기시키는 것이다. 북핵 폐기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중단하고 핵을 동결한 가운데 완전한 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 그때는 사드 배치 결정을 잠정적으로 보류할 수도 있다”며 “북한 핵을 완전히 포기하면 사드 배치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10일에는 페이스북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문재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은 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며, 중국이 가장 믿을만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행위는 결단코 한국 동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집권하게 되면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서 안보위기를 돌파하고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0일 5당 대선 후보를 향해 “어떠한 것도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 선거 이전이라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반면 유승민 후보는 유 후보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얘기다. 그런 얘기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문 후보의 안보비상회의 제안을 거부했다. 사진 / 임희경 기자
◆심상정 “적극 환영” 홍준표 “안보정치쇼” 유승민 “오만하다” 안철수 “...”
문 후보의 제안과 단호한 입장에 대해 각 당은 중 정의당은 적극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반면, 보수정당들은 대선용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11일 오전 브리핑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늘 오전 각당 대선 후보들에게 긴급안보 비상회의를 열 것을 제안했다. 적극 환영한다”면서 “어제 심상정 후보는 5당의 대선 후보가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하자 제안한 바 있다. 문재인 후보의 오늘 제안은 이에 대한 책임있는 응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 대변인은 “지금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라며 “타당의 대선 주자들 역시 이 제안에 정확히 답하고 한국 안보 위기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0일 5당 대선 후보를 향해 “어떠한 것도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 선거 이전이라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심 후보는“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의 위기를 방치하면 전쟁 위기 속에서 대선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어떠한 것도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11일 경기도 포천시장에서 열린 김종천 포천시장 후보 지원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난 문 후보의 ‘긴급안보 비상회의’를 5당 대선후보에게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들 상대로 안보정치쇼 하는데 거기에 우리가 갈 이유 없다”며 “문 후보가 그런 정치쇼를 하기 전에 본인 당의 당론부터 바꾸라고 하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한반도 사드배치와 미군 전술핵배치를 하겠다고 약속해야한다”고 사드배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요구했다.
 
▲ 홍준표 후보는 “국민들 상대로 안보정치쇼 하는데 거기에 우리가 갈 이유 없다”며 “문 후보가 그런 정치쇼를 하기 전에 본인 당의 당론부터 바꾸라고 하라”고 지적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가 대선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진정 대한민국의 안보를 생각하고 있다면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오락가락 하지 말고 민주당이 사드배치,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라”며 “그것만이 국민들이 문 후보의 최근 안보 행보를 안보 코스프레가 아니라고 국민들이 믿게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문 후보도 그동안 안보에 대해 위험한 얘기를 골라서 하다가 이제 와서 무슨 자격으로 각 당 대선후보를 모아서 회의를 한다는 것이냐”며 “북한에 먼저가고, 사드에 반대하고, 군복부 기간 단축, 김정일에 유엔인권결의안도 물어보고 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용서를 구할 일이지 무슨 안보회의를 하느냐”고 비꼬았다.
 
유 후보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얘기다. 그런 얘기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문 후보의 안보비상회의 제안을 거부했다.
 
유 후보 캠프 지상욱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 후보의 안보 관련 전향 발언에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의식한 발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치부했다.
 
지 대변인은 또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단지 ‘표 구걸’을 위해 입장을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문 후보의 입장 변화가 안 후보 쪽으로 가는 보수표를 겨냥해 던진 ‘우클릭’ 선언이라면 국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애매한 반응을 내놨다. 안 후보는 11일 서울 경찰공제회에서 열린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정책협약식 후 기자들에게 “정치권은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하게 대처할 때”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는 일관되게 북한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해왔다”고 강조한 뒤 ‘불참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4월 북폭설’까지 떠도는 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한반도의 안보위기에서도 정의당을 제외한 각 당과 대선 후보들은 문재인 후보에게 뺏긴 ‘긴급비상 안보회의’라는 선수를 놓고 대선에서의 유불리에 의한 주도권 싸움만 벌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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