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여당 권양숙 여사까지 끌어들인 ‘네거티브 공방’
민주·국민여당 권양숙 여사까지 끌어들인 ‘네거티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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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권 여사 9촌까지 문제 삼자...민주 윤관석 “저질스러운 술책”
▲ 장진영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장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이 우리 당 대표의 선언을 폄훼하고 나섰다”면서 “민주당의 멘탈이 가관”이라고 받아쳤다. 사진 / 임희경 기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대선 공식선거 기간이 중반을 넘어서고, 3차에 걸친 TV토론회로 후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후보 간 네거티브공세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특히 ‘양강 구도’로 서로에게 신경이 날카로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검증공방 중 오가는 언사는 그 자체로 네거티브를 무색하게 한다.
 
여기에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문준용 씨의 취업특혜 의혹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부인 권양숙 여사의 친익척에게까지 화산되자, 노무현재단까지 가세하는 등 문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안철수 후보에게 “네거티브 방어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조언하는 등 얽히고설킨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후보부터 대변인까지 멘탈 붕괴” vs 민주 “39석으론 집권 못해”
장진영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장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이 우리 당 대표의 선언을 폄훼하고 나섰다”면서 “민주당의 멘탈이 가관”이라고 받아쳤다. 이는 박지원 대표가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민주당이 “최순실이 직책이 있어 국정을 농단했나”고 비판한데 따른 반발이었다.
 
장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무너지고 여론조사와 바닥 민심이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어 후보부터 대변인까지 하나같이 멘탈이 붕괴 됐다”면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치명적 허물에는 여름도 아닌데 모깃소리만 내고 있으면서, 최고 연륜의 대선배인 박 대표의 살신성인에 대해 적장이나마 손뼉을 치지는 못할망정 야유를 퍼붓는 야만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친문 패권세력의 정치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거칠게 퍼부었다.
 
장 대변인은 “박 대표 다음으로 민주당 친문 핵심들에게 공직 불출마 압박이 가해질 것이기 때문에 미리부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문 후보는 양정철, 전해철, 이호철 3철은 물론 더 불어난 친문 핵심 인사들을 집권 후에 중용할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전윤철 민주당 공공선대위원장은 39석인 국민의당의 집권능력을 문제 삼았다.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9대 대통령선거가 끝나는 5월9일 자정부터 집권이 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한 문재인 후보가 집권해야 빠른 시일 내에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눈물어린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소통이 안 되는 현시대의 시대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안철수 후보를 겨냥했다.
 
전 위원장은 “목표를 하나로 설정해서 끌어가는 지혜가 필요한데 문 후보는 적어도 39석에 불과한 국민의당과 비교해 협치를 하든 연정을 하든 주도적인 입장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일반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비교우위를 강조했다.
 
이날의 공방에는 지난해 총선불출마 이후 모처럼 칩거를 끝낸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도 등장과 함께 가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신의 개인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지도자는 해처럼 스스로 발광하는 지도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달처럼 남의 빛을 반사하는 그런 정치지도자의 한계는 너무나 뚜렷하다”고 문재인 후보를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정 세력이 문 후보를 갑자기 대통령 후보로 모시게 된 이유가 뭐겠나. 특별히 정치적인 성취, 성과가 있어서겠나.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그분을 앞세웠던 것”이라며 “누구의 무엇이기 때문에 정치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문 후보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견주어 동일시했다.
 
이렇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상대에 대한 비방과 인격비하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날 띤 공방은 더 거칠어갔다. 게다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선거는 공격이다. 방어가 아니다”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라는 듯한 발언으로 한 술 더 떴다.
 
 
▲ 윤관석 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당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친인척 권모씨가 고용정보원의 특혜 채용된 의혹이 있다고 했다”며 “안철수 대선후보는 즉각 허위사실 유포자를 중징계하고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선거는 공격” vs 윤관석 “저질스러운 술책”...권양숙 여사에 불똥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안철수 대선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논란과 관련해 “너무 여기에 집착해서 자꾸 방어를 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이라며 “선거는 공격이다. 방어가 아니다. 방어하기 시작하면 그 프레임에 갇힌다”고 3차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MB 아바타’ ‘갑철수’를 언급하며 방어에 나섰다가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인정, 강화시킨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전날 국민의당으로부터 권양숙 여사 친인척의 고용정보원 취업특혜 의혹이 제기 된 터라 25일은 이 문제로 시끄러웠다.
 
윤관석 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당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친인척 권모씨가 고용정보원의 특혜 채용된 의혹이 있다고 했다”며 “안철수 대선후보는 즉각 허위사실 유포자를 중징계하고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윤 단장은 “언론 보도가 이뤄진 후 뒤늦게 권 여사 부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끝내 공식적으론 취소하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라도 일단 질러 놓고 보자는 저질스러운 술책”이라며 “안 후보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 불과 사흘 전이다. 안 후보가 TV토론에서 ‘네거티브 하지 말자’며 ‘셀프 네거티브’를 한 게 이틀 전”이라고 지적했다.
 
윤 단장은 “하지만 곧바로 근거 없는 허위 사실로 노 전 대통령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태를 보였다. 입만 열면 ‘네거티브 중단하자’고 하면서 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이라는 사람은 허위 사실 유포로 전임 대통령 가족을 욕보이는 게 안 후보의 새정치냐”면서 “안 후보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자신을 포장하지 말고, 박지원 대표를 앞세운 막말과 허위사실 유포의 전위병들부터 단속하길 바란다. 그런 수준 낮은 이중적 행태로 안 후보와 국민의당의 저질스러운 민낯을 가릴 수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인원 국민의당 부단장, 특혜의혹 권모씨와 권 여사 관계...“9촌 정도”
사안이 권양숙 여사에게로 번지자 노무현재단도 가세해 보도자료를 내고 “권양숙 여사와 집안 친인척에게 확인한 결과 고용정보원에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사람은 없다는 것을 어제 오늘 다 확인했다”며 “안 후보 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재단은 “어제 24일 국민의당 안 후보 측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장의 어이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하며, 이에 국민의당과 안 후보는 이번 허위 사실유포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자를 엄중 문책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이 단장의 공명선거추진단장직 박탈과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또 “노무현재단과 유족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선거에 악용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민, 형사상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종북타령, 노무현타령 좀 안 하려나 기대를 걸었지만 자유당 홍준표 후보는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을 선거에 불러들이고 있고, 한때 당을 같이했던 국민의당 안 후보 측까지 그에 질세라 전직 대통령의 부인까지 선거에 끌어 들이느냐”고 지적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고용정보원은 전 원장 재임 시절 낙하산 천국, 권력형 취업 특혜 비리 집단이었다”며 “국민의당이 제기한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충분한 자료와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즉각 재 공세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후보가 스스로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하면서 본인 스스로는 아들을 특혜 취업시켜 특권과 반칙에 솔선수범하고 있다”며 “고용정보원뿐 아니라 당시 공기업 특혜 취업 비리에 대해서도 다른 당과 연계해 국정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원 국민의당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도 기자회견에서 “권모씨가 권 여사의 친척이라는 것은 권재철 전 원장이 고용정보원 인사담당 직원에게 직접 언급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증언 내용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단장은 “수차례 고용정보원과 권모씨에게 권 여사와의 친인척 관계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고용정보원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했고 권모씨는 출장을 이유로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며 “이제 권 전 원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부단장은 권모씨와 권 여사 관계에 대해 “저희가 알기론 9촌 정도로 안다”면서 “권 여사를 폄하할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네거티브 공방은 그 내용보다 표현하는 언어가 상대를 불쾌하게 하는데 집중하며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급기야는 권양숙 여사까지 끌어들여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거친 언사를 주고받고 있는데, 선거 막바지에 다가갈수록 더 거세질 것으로만 보인다. 9촌까지 문제를 삼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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