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져도 수출가격 못 올리다니!
환율 떨어져도 수출가격 못 올리다니!
  • 오공훈
  • 승인 2004.04.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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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 ‘출혈수출’의 정체는?
4월 7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2003년 기업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유통업을 제외한 5백65개 상장사 중 수출기업(수출비중이 70%를 넘는 65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4% 줄어든 4조8천억원에 그쳤다. 환율 떨어져도 수출 가격 못 올리는 현실 반면 내수기업(내수비중이 70%를 넘는 2백60개사)은 순익이 11조6천억원으로 1.2%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자(지난해 순익 5조9천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수출기업의 순이익은 1조1천억원 적자를 기록, 수출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과 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에서도 수출기업(각 9.8%, 5.0%)쪽이 내수기업(각 10.0%,7.5%)에 못 미쳤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2002년에 비해 5%정도 떨어졌으나 기업들은 그만큼 수출품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이는 결국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기업들의 이 같은 '출혈수출'은 지난 95년 이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95년 이전에는 이윤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수출가격을 정했으나 그 이후에는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환율변동분을 수출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생산자물가, 9개월 연속 상승 아를 반영하듯,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폭설 등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3월중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올라 2월(4.5%)에 이어 4%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기업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4월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폭설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4% 올랐다. 이는 5년3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지난 2월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이다. 또 전월대비로는 0.9% 올라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새해 들어 석 달 만에 전년 말에 비해 3.5%나 오른 것이다. 생산자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폭설로 인한 출하물량 감소로 농림수산품 가격이 전월대비 3.5%나 오른데다 유가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도 1.4% 상승했기 때문. 농림수산품의 경우 출하물량 감소로 채소류가 4.3%, 과실류가 6.9% 각각 오르고 공급물량 부족 및 수요증가로 축산물도 5.6% 상승했다. 공산품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화학제품이 1.4% 오르고 고철 및 비철금속을 비롯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속1차 제품과 조립금속제품이 각각 5.3%, 4.1% 상승했다. 서비스가격은 리스 및 임대(-0.8%), 운송(-0.2%)이 내렸으나 전문서비스(0.8%), 기타서비스(0.5%)가 상승해 전체적으로는 전월대비 0.1% 올랐다. 한은은 "폭설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며 "하지만 4월에는 농산물가격과 유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여 생산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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