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짜뉴스’ 진땀 뺀 문재인 측, 덥석 문 박지원·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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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집권하면 SBS 8시 뉴스 없애버리겠다”...민주당의 ‘언론 탄압’ 비판
▲ SBS가 2일 ‘8 뉴스’에서 보도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지연 의혹 조사‘기사가 세월호 인양지연이 문재인 후보와의 거래 때문이었다는 논지로 전개되자 부처님오신 날이었던 3일 각 당은 발칵 뒤집혔다. 일단 SBS는 3일 오전 “보도 내용에서 충실히 의도를 담지 못해서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SBS ’8 뉴스‘ 화면캡쳐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SBS가 2일 ‘8 뉴스’에서 보도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지연 의혹 조사‘기사가 세월호 인양지연이 문재인 후보와의 거래 때문이었다는 논지로 전개되자 부처님오신 날이었던 3일 각 당은 발칵 뒤집혔다. 방어를 해야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모처럼 호재를 만났다는 듯이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가만있지 않았다.
 
SBS가 3일 ‘8 뉴스’에서 사과하고 보도경위를 밝혀 명백한 ‘가짜뉴스’염이 밝혀졌음에도 자유당은 좀처럼 문 후보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민주당, 신속·적극적인 대응 “해수부, 어떻게 3년 전부터 이런 일 추진하나”
사실여부를 규명하랴, SBS에 항의하랴, 다른당의 공세에 대응하랴 민주당은 바밨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보단장은 보도 직후 논평에서 “문 후보는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조속한 선체 인양을 촉구해 왔다. 이는 어느 누구보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인정하고 있다”며 “SBS가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 발언을 유일한 근거로 만든 ‘거짓뉴스’를 여과 없이 보도한 것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는 행위다. 문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3일 오전에는 송영길 선대본부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원도 확인되지 않은 공무원의 일방적인 말을 가지고 민감한 시기에 이런 보도를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12시에 SBS 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해당 기사는 내용만 봐도 정말 말이 안 된다. 어떻게 3년 전부터 이번 대선이 조기에 치러질 것을 예상하고 문 후보를 위해 인양을 지연해왔다는 것인지, 그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을 때 이랬다는 것인지 말도 안 된다”며 “그는 ‘해수부 공무원은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3년 전부터 이런 일을 추진하겠냐’며 ‘최근 굉장히 악의적이고 옳지 않은 기사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번 SBS의 보도가 최고다. 악의성을 의심해 볼 수 있을 만한 기사’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에도 기자들에게 “해당 기자도 통화를 통해 사과하고 자기 뜻과는 전혀 반대로 (기사가 나갔다고) 얘기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며 “오늘 12시 SBS 본사에서 보도본부장을 만나 사과보도 촉구 등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고민 중”이라고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일단 SBS는 3일 오전 “해당 기사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을 부처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것이고 기사의 원래 취지는 ‘정치권 상황에 따라서 세월호 인양 입장이 바뀌어 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며 “보도 내용에서 충실히 의도를 담지 못해서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상세한 취재 내용 등은 후속 보도를 통해 밝히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해양수산부의 이철조 세월호 인양추진단장 겸 현장수습본부장도 3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열고 “인양은 자연을 상대로 하는 작업이다”라며 “인양시기에 대해 해수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해 시기를 결정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차기정권과의 거래가 있었다는 등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녹취를 마치 해수부의 공식입장인 듯 보도한 악의적이고 무책임한 SBS의 보도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수부 직원이 해당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하여도 엄중히 일벌백계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고 장관의 입장을 전했다.
 
 
◆박지원 “기사 삭제는 언론통제”, 홍준표 “집권하면 SBS 8시 뉴스 없애버리겠다”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SBS가 해당기사를 삭제한 것도 언론통제라고 몰아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문 후보 측에서 고발을 운운하고, 결국 기사가 삭제됐다”며 “벌써 진실을 감추고 반대자에 대한 보복과 언론 통제로 맞서려 한다면 나중엔 어떨지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문 후보는 지금 진실을 삭제하려 할 때가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아이들 앞에 사죄해야 할 때”라며 “진짜로 세월호 인양시기를 문 후보 맞춤용으로 조정했다면 대선후보는 커녕 아버지의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서도 “세월호 선체 인양에 대해서 문 후보가 연기해 달라는 청탁 사건이 해수부 관계자의 증언에 의해서 (보도됐다)”며 “어떻게 세월호에 대해서 문 후보가 이렇게 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나섰다. 그는 3일 페이스북에 “세월호가 인양되었을 때 제가 참 묘한 시점에 떠올랐다. 이젠 문 측에서 세월호 가지고 정치적 이용은 그만 해라. 3년을 우려먹었으면 됐다”며 “부모님 상도 3년이면 탈상하는데 문은 아직도 세월호 뺏지 달고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렇게 제가 말했는데 문 측에서 해수부 제2차관을 만들어 주고 조직을 키워 준다는 것을 조건으로 세월호 인양 시점을 늦추어 문이 제일 유리한 시점에 인양토록 했다는 어제 밤 SBS 보도는 가히 충격적인 조작이다”라며 “또 그것을 압력 받아 기사를 바로 내려버린 SBS도 정상적인 언론이 아니다. 집권하면 철저히 조사해서 응징할 것이다”라며 “집권하기도 전에 이렇게 언론을 협박하고 상대후보를 협박하고 송민순 장관을 협박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 보수우파들은 패망한 베트남의 보트피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날 부산유세에서는 “자기들이 오보했다고 그래 발표를 하고 기사를 내려버리고 지우고 세상에 지금 대명천지에 이리 할 수가 있느냐”며 “SBS에 겁을 줬는지 그게 잘못된 뉴스라고 발표를 했다. 해수부 공무원 목소리까지 녹음해서 했는데 제가 집권하면 SBS 8시 뉴스 싹 없애버리겠다”고까지 공언했다.
 
국민의당은 오거돈 민주당 부산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17일 부산일보사에서 열린 ‘차기정부의 해양수산기후부 신설과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후보와 중앙위 정책팀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볼 적에 해양수산부 기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겠다고 이미 몇 번에 걸쳐서 약속을 한 바 있다”면서 “수산 관련 차관을 신설하는 문제도 진행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다시금 공세에 나섰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세월호의 본 인양 작업이 시작 된 것은 3월22일이고, 육상 거치 작업이 마무리 된 날짜는 4월11일”이라며 “국민의당이 공개한 4월 17일 녹화된 영상은 세월호가 인양 되고 난 이후”라고 반박했다.
 
 
◆SBS 사과에도 자유당은 민주당의 ‘언론 탄압’과 SBS의 ‘굴종설’ 제기
하루종일 이런 공방이 계속되던 3일 밤 SBS ‘8 뉴스’는 사과를 했다. 김성준 앵커는 “이 보도는 복잡한 사실관계를 명료하게 분리해서 설명하지 못함으로써 발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면 “이 점에 대해서 세월호 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기사의 앞부분에서 인양 지연 의혹을 세월호 선체조사위가 들여다볼 거라고 전한 뒤에 기사 후반부에 문재인 후보가 언급되는 의혹을 방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인양 지연에 책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며 “이는 기사 작성과 편집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결과”라고 시인했다.
 
그는 “저희는 해당 기사를 SBS 뉴스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삭제했다”며 “제가 보도 책임자로서 직접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정에 어떠한 외부의 압력도 없었음을 밝힌다”고 외압설을 부인했다.
 
김성준 앵커는 “정치권에 부탁드린다. 저희 보도내용이나 해명과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면서 “남은 대선 기간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거보도에 한치의 오점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부와 다짐을 남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치권이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SBS의 당부를 받아들인 것 같지는 않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는 4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문 후보와 내가 밤새도록 국민평가를 돕기 위해 양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가장 중요한 게 언론공작, SBS 공작이다. 문 후보와 해양수산부와의 관계에 대해 밝힐 게 있다”며 “이런 집단들이 언론공작을 통해 정부부처에 압력을 넣어 집권을 해도 되는 것인지 국민들에게 물어보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사태의 확산을 꾀했다.
 
정우택 상임중앙선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어제 8시뉴스에서 무려 5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송본부장인 메인뉴스 앵커가 문 후보에 대해 절절 사과하는 방송을 했다. 마치 권력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호소, 정치보복 탄압을 두려워하는 굴종처럼 보였다”면서 “SBS 의혹보도 사건은 반드시 진실규명이 돼야 할 패륜적 행태고 정치적 공작”아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미디어본부장은 “새벽까지 보도본부장에 압력을 넣어 삭제시킨 희대의 언론탄압을 규탄한다. 해수부와 문 후보 측의 사전교감설과 별개로 공중파의 귀중한 기사를 사라지게 한 중대한 언론말살”이라며 “메인 앵커가 납작 엎드려서 자비 구걸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론운동장이 얼마나 기울어졌는지 실감했다. SBS 보도국은 어제 언론의 객관성, 균형성을 포기했다. '민주당 방송국'을 자처한 SBS 보도국은 사실상 언론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규정했다.
 
정치권은 문재인 후보와 해수부 간의 ‘인양시기 거래설’로 시작해 민주당의 ‘언론 탄압’과 SBS의 ‘굴종’까지 논점을 확산시키며 1위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 이어갈 듯 한 태세를 보이지만, 민주당의 신속한 대응과 SBS의 솔직한 사과로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될 듯하다. 데스크의 게이트 키핑과정이 의도적이었다는 지적 등 언론계에서의 여진도 남아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최소한 ‘가짜뉴스’가 어떻게 생산, 왜곡, 변형되는지의 단면을 지켜보면서 면역력을 기르는 계기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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