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 극복과정, 부부 친밀감에도 효과 있어
바야흐로 낙엽의 계절이다. 가을에 떨어지는 것은 낙엽뿐이 아니다. 직장생활에 찌들어 무기력한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아내들에게 무시 받고 사는 남편들의 자존심도 떨어진다.낙엽 취급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낙엽은 불붙으면 뜨겁게 타오르기라도 하니까. 비 맞아 아무리 애를 써도 타지 않는 젖은 낙엽이 문제다.
모처럼 불이 붙더라도 금세 피식 하고 꺼져버릴 테니까. 어릴 때부터 사회가 심어온 ‘남자다움’에 대한 강박은 남자들을 ‘조루 공포’에 시달리게 했다.
그렇다. 조루는 일종의 공포증이다. 조루의 사전적인 정의는 ‘사정하기를 원하는 순간보다 더 일찍 사정하는 것’이다.
한편 의학적으로 말하면 조루는 단순히 사정이 빨리 일어나는 증상 그 자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의 의지로 사정 시점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이야기한다.
사정을 스스로 조절 못하는 것 사정 시점을 조절하려면 사정이라는 현상이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지는 알아야 하겠다. 사정은 2단계의 생리 현상으로 성립된다.
먼저 요도 안쪽에 있는 요도 전립선부에서 순간적으로 정액이 형성되는 ‘누출’, 그 뒤에 성기 아래에 있는 해면체 구상부가 경련 형태로 수축하면서 정액이 요도 밖으로 나오는 ‘사출’이다. 남성이 사정 욕구를 느끼는 것은 누출 현상이 일어나면서부터다.
사정을 참을 수 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히는 것을 ‘불가피감’이라 부르는데, 이 단계에 접어들기 직전에 기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요령을 터득해야 조루를 해소할 수 있다. 따라서 성을 체험하는데 있어서 남성은 모두 조루에서 시작한다.
조루가 없는 정상 남성과 ‘조루증 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루 단계에 머물러 있는 남성과 조루 단계를 극복한 남성으로 나뉘는 셈이다. 때문에 조루를 성기능 장애로 간주하지 않으려 드는 의사들도 많다.
조루를 겪고 있는 남성들은 매우 많으며, 조루는 성 경험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는 지극히 보편적인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는 시점이 늦기 때문에, 남성이 조루 단계에 있다면 여성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불안으로 남성 스스로를 불감증으로 몰아넣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역설적이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어떤 전문가들은 조루로 고민하는 남성을 아주 호의적으로 바라본다.
이들은 섹스를 종족번식에 충실한 생식행위나 단순한 성욕의 해소로만 보지 않고, 상대와 함께 사랑과 즐거움을 나누고자 하는 의사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장 손쉬운 해결법은 조루를 극복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부분의 여성은 삽입 전후의 전희나 페팅에서 더 쉽게 오르가슴을 느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전희나 페팅에 더 열중하면 된다.
페니스를 발기시키고 질에 삽입하고 사정하면 성행위가 끝난다는 고정관념에서 해방된다면 간단한 일이다. 섹스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렇지만 섹스를 계속적으로 영위할 입장의 남성이라면 사정을 억제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이때 필요한 것은 많은 섹스 경험과 파트너의 배려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멈췄다 다시 하는 방법’이다. 마스터베이션을 하다가 사정이 가까워졌다고 생각되면 자극을 중단하고 기분을 전환하는 식으로 사정을 참는 방법이다.
불가피감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방법으로 몸으로 터득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다른 방법은 부부가 함께해야 한다.
여성이 엄지손가락을 성기의 끝 부분에 댄 뒤 나머지 손가락으로 이를 감싸쥐고 주무른다. 남성에게 사정감이 들면 여성은 3, 4초간 음경을 꽉 쥐고 있는다.
그동안 발기가 수그러지거나 흥분감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30분 정도 시간을 두고 흥분감이 완전히 가라앉으면 같은 방식으로 서서히 흥분시킨다.
이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면 여성이 음경을 꽉 쥐는 과정에서도 남성은 불가피감과 오르가슴을 느낄 것이고 그때는 사정을 해도 괜찮다. 손가락 자극에서 오랄 섹스 등 단계를 올리면 삽입 성교에서도 사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 말했듯이 조루는 일종의 공포증이기 때문에 심리치료도 유용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특히 예민하거나 신경질적인 성격의 사람일수록 조루 때문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는 성 클리닉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필수일 것이다. 반면 유타대학의 정신과 교수 도날드 스트라스버그 박사는 “선천적인 조루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조루 공포증 때문이 아니라 생리적인 요인 때문에 일찍 사정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미 언급한 치료법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극소수의 남성들은 투약치료를 받는다. 플루옥세틴 또는 클로미프라민은 원래 우울증이나 강박증에 처방하는 약이다.
이 약품은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재활용을 막아 뇌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경전달물질의 이동에 영향을 준다. 물론 투약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잘못된 조루의 해결법들도 많이 유포되어 있다. 섹스 내내 머릿속으로 숫자를 세거나 업무를 생각한다거나, 콘돔을 2개 겹쳐서 사용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성감 자체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성적 쾌감을 위해 섹스를 하면서 쾌감을 감소시키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성적 흥분을 충분히 느끼면서 그 흥분을 조절하는 것이 올바른 조루의 해결법이다. 부부의 친밀감 개선 특히 조루를 극복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과정은 부부의 친밀감을 개선하기도 한다.
원만해진 의사소통은 다른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