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파크' 청약이 가계 대출 증가 유도
은행의 가계 대출이 용산의 주상 복합아파트 '시티파크' 청약 등의 영향으로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또 경기 위축으로 은행들의 기업 대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은행 자금의 일부가 투신사의 머니마켓펀드(MMF)이나 우체국 예금 등으로 이동했다.
4월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가계 대출 잔액은 257조9천886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2조9천137억원이 늘어나며 작년 10월 이후 최대의 증가폭을 보였다. 작년 10월에 4조2천594억원에 달했던 은행 가계 대출의 월별 증가액은 11월 1조6천421억원, 12월 2조717억원에 이어 올 1월에는 5천246억원 감소로 돌아섰다가 2월에는 2조7천511억원의 증가세로 다시 전환한 데 이어 3월에는 그 폭이 확대됐다.
가계 대출 가운데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용산 '시티파크' 청약 등을 위한 자금 수요의 영향으로 2월보다 2조2천375억원이 늘어나 2월의 증가폭인 1조5천63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3월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액은 작년 2월의 2조6천억원 이후 13개월만에 가장 많은 규모라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가계 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8천571억원으로 전월의 1조3천321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은 위축되지 않은 채 비교적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기업 대출은 설비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여전히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3월 말 현재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은 32조4천197억원으로 2월 말에 비해 5천173억원이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불과 5천923억원이 늘어난 233조2천93억원에 그쳤다. 또 회사채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장기자금 확보 수요 증가로 인해 2월의 6천738억원 순상환에서 3월에는 5천796억원의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은행 수신의 경우 금리 하락에 따라 3월 말 현재 577조2천978억원에 머물러 전월 말에 비해 9조8천657억원이 감소했으나, 투신사 수신은 10조627억원이 늘어난 152조1천45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단기 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투신사 MMF에는 6조655억원이 추가로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수신금리가 오른 우체국 예금에도 2조5천794억원이 추가로 들어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월별로는 가장 큰 유입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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