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10·25 재보선 ‘열전 속으로’
정계개편의 키워드로 작용할 10·25재보선에서의 각 당 후보가 지난 11일 모두 확정됐다.국회의원 2석에 지자체·기초의원 선거를 포함해 전국 9곳에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총 34명. 수도권·호남·영남·충청 등 전국에 흩어진 선거결과는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지역별 출마자와 정당별 전략, 그리고 당선가능성에 따른 향후 영향을 짚어본다. 국회의원 인천남동을에서는 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공천 잡음을 딛고 출마한 한나라당 이원복 전 의원을 열린우리당 박우섭 전 인천남구청장과 민주당 김완용 인천시당 부위원장이 뒤쫓는 양상이다. 전남 해남·진도에서는 한때 민주당 공천 불복을 선언했던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이 출마를 번복하면서 채일병 민주당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열린우리당에서 박양수 전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이정일 전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민주당 강세 기초단체장 선거는 충주와 창녕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신안과 화순에서 민주당 후보가 각각 무소속 후보와 맞붙는다.
경쟁권에 든 무소속 후보들은 대부분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천심사에 떨어져 불복하고 나온 인사들이어서 흥미를 더한다. 한창희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지는 충주시장 재선거는 김호복 한나라당 후보와 한 전 시장의 부인인 이영란 무소속 후보의 대결이다.
나머지 여야4당은 후보를 내지 않아, 어느 쪽이 당선되든 한나라당의 기존세력이 유지될 듯하다. 신안군수 재선거는 민주당의 최영수 후보와 민주당 공천과정에 반기를 든 ‘무소속연대’의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무소속연대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최창원 후보가 담석증으로 입원, 공동후보를 사퇴하면서 한풀 꺾인 분위기다.
무소속연대는 최 후보 대신 박우량 전 하남부시장을 내세웠다. 화순군수도 신안과 사정이 비슷하다. 민주당은 정완기 후보를 공천했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사직한 전형준 전 군수의 동생 전완준 성안그룹 회장이 무소속 출마했다.
당초 신안·화순의 민주당 공천잡음에 열린우리당이 어부지리를 보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있었으나, 열린우리당은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창녕군수 선거는 이재환 한나라당 후보와 하종근 무소속 후보의 2파전이다.
하 후보 역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물로, 밀양·창녕을 지역구로 하는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하 후보를 밀고 있다. 김 의원은 하 후보가 탈락한 것에 대해 “창녕군민들로부터 한나라당이 미쳤나 하는 소리를 듣는다”다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그밖에 서울금천구 제2선거구 광역의원, 고양시 자선거구·밀양시 다선거구 기초의원 재보선에서도 대체로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한 분위기다.
이번 재보선 일정은 북한 핵실험과 국정감사에 샌드위치로 끼어 중앙당의 지원은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때문에 바람 없이 지금의 판세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재보선 때마다 국회의원수가 줄어드는 열린우리당은 이번 재보선의 의미는 각별하다. 그러나 정국을 반전시킬 뾰족한 수가 없는 현실 앞에, 9곳 중 기초단체장 4곳은 공천하지 않았고 그나마 ‘중앙당 불개입’ 원칙을 내세운 형편이다.
차라리 재보선 참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참패를 계기로 정계개편 논의를 촉발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주자 빅3가 모두 재보선 지원유세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불패’ 박근혜 전 대표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전원이 공직을 맡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정당지지도 40%의 주가를 호남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7·26재보선에서 조순형 의원을 당선시킨 민주당은 전남 해남·진도에 집중해 기세를 이어갈 양상이다. 해남·진도의 국회의원에 신안·화순의 기초단체장에서 이겨 호남에서의 기반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한다면, 한·민공조이건 비노신당이건 향후 정계개편에서도 한껏 콧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인천남동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배진교 후보를 내세운 것으로 그쳤으며, 국민중심당은 인천남동을 민·국공조가 무산되면서 단 1곳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민노당 1석, 국중당 후보 못 내 이번 재보선은 2004년 총선 이후 한나라당의 재보선 6연승이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정계개편을 두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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