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상한선으로 연간 273억 감면
월 소득 평균 1억1000만 원에 이르는 고소득자 1743명은 건강보험료 상한선의 적용을 받아 일반 직장인들의 보험료율 4.48%보다 절반 이상 낮은 평균 2.16%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에 상한선에 혜택을 받는 고소득자들이 감면받아온 금액은 연간 557억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 17일 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발표한 내용.
현 의원은 “건강보험직장가입자는 100개의 등급으로 구분된 월 보수구간 중 자신이 해당하는 표준보수월액의 4.48%를 보험료로 납부하고 있으나, 월 소득 4,980만 원 이상의 고소득 가입자에게는 전 국민 의무 가입에 대한 고소득자의 제도 순응(Compliance)을 위해 보험료 227만 원 이하로 상한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예로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월 50억을 받고 있어 연봉이 600억에 이르지만 김씨가 내고 있는 보험료는 227만8,500원, 즉 월 보수의 0.05%에 불과한 액수.
현 의원은 “건강 보험료 상한선에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직장인과 동일한 보험료율을 4.48% 적용하면 월 2억2천만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지만 이를 모두 감면받고 있다”고 우려했다.현 의원에 따르면 고소득자의 보험료율을 분석한 결과 월 소득 평균이 5억에 이르는 111명의 보험료율은 1% 미만으로, 건강보험료 상한선으로 연간 273억을 감면받았다.
더불어 2% 미만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고소득자는 251명으로 상한선으로, 이들의 월 보수 평균은 1억 5000만 원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낮은 보험료율을 적용받아 137억의 차액이 발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3% 미만, 4% 미만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는 각각 433명, 587명이며 93억, 47억의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이를 건강보험료 상한선에 적용받는 고소득자의 직업 현황은 주식회사 등 일반 기업체 대표자 및 종사자가 1,062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현 의원은 전했으며 그 뒤를 의사가 219명, 법조인이 199명, 금융업 종사자가 198명 순서였다고 현의원은 덧붙였다. 이어 “부동산업 대표 및 종사자도 22명이 포함돼 있었고 약사와 건축사도 3명과 1명이 각각 포함돼 있었다”며 “법조인 고소득자 199명은 보험료율이 1.87%로 가장 낮았고, 일반 회사 대표와 종사자가 1.95%로 두 번째로 낮았다”고 밝혔다.
현 의원은 “보험료 상한선은 ‘능력에 따른 보험료 부담 원칙’을 이유로 85년 폐지됐으나, 2002년 1월부터 ‘사회보험제도 운영 국가의 다수가 상한선을 두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다시 부활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100만원 소득을 얻는 서민들도 보험료 4.48%가 적용돼 4만4,800원을 납부하는 조건에서 수십억 대의 고소득자에게 2%대의 보험료, 심지어 0.05%의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 지나친 특혜”라고 주장했다.
특히 “건강보험료 상한선은 사회보험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고소득자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러나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는 사회 양극화를 고려할 때 ‘고소득자가 사회연대책임을 얼마나 질 것인가’라는 물음 속에서 소득자의 사회적 기여를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현 의원은 “상한선을 폐지함으로서 557억원의 보험료 인상 효과가 발생하며 이는 불필요한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보장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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