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면세점 호텔신라 투자 당시 상황에서 주장 나와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호텔신라는 신세계의 면세점 진출을 극도로 꺼려했던 것일까에 의문이 생긴다.
신세계그룹이 면세점에 첫발을 내딛은 시점은 2012년 12월로 인수한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조선호텔신세계 면세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선호텔은 지분 100%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당시 면세점 구도는 롯데와 신라가 80%로 업계 1,2위를 차지했고 JDC, 동화면세점, 관광공사, SK, 파라다이스 순으로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었다. 순위 6위였던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한 후 신세계는 그룹의 숙원사업인 서울 시내 면세점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중 하나인 동화면세점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롯데관광개발이 용산개발 사업에 1770억원을 투자한 부담을 이기지 못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동화면세점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롯데관광개발의 캐시카우인 동화면세점은 김 회장 오너 일가의 실질적인 모기업으로 당시 김기병 회장은 61%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였다. 롯데관광개발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유동화에 나서고자 김 회장은 당시 신세계와 동화면세점 매각협상이 긴밀히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결국 김 회장은 보유한 동화면세점 지분 가운데 19.9%를 신세계가 아닌 호텔신라에 6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동화면세점 주장은 당시 이 사장은 2013년 4월말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의 사무실까지 직접 찾아와 “유통대기업인 신세계가 동화면세점을 인수하여 면세업계에 진출하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동화면세점 전체를 신세계에 매각하기보다는 지분 일부만 호텔신라가 사게 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다 잡았던 고기를 놓친 셈으로 당시 정용진 부회장이 호텔신라에 뺏겨 대노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롯데와 함께 유통 강자인 신세계는 서울에 3곳의 백화점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면세점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신세계가 서울 시내면세점을 얻는다면 면세점 업계 2위인 호텔신라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세계는 2013년 2년 뒤인 2015년 그룹의 20년 숙원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룹의 모태이자 국내 유통산업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본점 본관에 면세점을 입점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면세점사업에서 매출 3조3257억 원, 영업이익 790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14%는 반면 영업이익은 13%가량 줄었다. 문제는 롯데면세점과의 격차가 커지고 신세계와 격차가 줄어들어 호텔신라 면세점이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면세점사업으로 2017년 1조7천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는 만큼 신세계면세점의 추격이 거세질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로 볼 때 2013년 이부진 사장이 김기병 회장에게 직접 찾아가 신세계에 동화면세점을 매각하지 말라 한 게 신세계의 면세사업 급성장을 우려했다는 게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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