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건설 등 건설업계 정규직화 ‘난감’ 왜?
현대·대우건설 등 건설업계 정규직화 ‘난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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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경기 업종 현장 업무 특성상 비정규직→정규직 쉽지 않아
▲ 포스코건설이 정부 방침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30% 이상인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건설업체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참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건설업계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움직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부 방침이 나오지 않았지만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알려진 이후 포스코건설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포스코 정규직 검토, 포스코건설에 이목 집중
포스코건설의 정규직화는 민간 건설업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포스코건설의 기간제근로자는 20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32명)에 비해 0.2%증가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비정규직인 기간제근로자를 정규직화 할 경우 2030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된다. 건설업계가 최근까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방침에 따라 포스코건설이 정규직의 첫 포문을 열 경우 다른 건설업체가 마냥 손 놓을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건설업체가 처한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규제정책을 내놓을 전망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 되면 건설업체들이 일자리 문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데 있다. 시장이 위축되면 매출과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져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담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등한시 할 수 없다. 건설 관련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29일 정규직 전환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검토에 들어갔다. LH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304명이고, 이와 별도로 청소, 경비 등 파견과 용역을 포함한 간접고용 직원이 876명이다. LH는 이 가운데 고정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약 100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 비정규직 비율이 건설업체마다 다른 상황에서 정부가 획일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강공모드를 취할 경우 도산하는 업체가 나오거나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속출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건설업체 각 사

◆건설업 구조적 문제 현장 중심 업무 비정규직 ‘관례’
민간 부문 비정규 문제도 업체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비정규직 비율이 약 26%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1분기 직원분포를 분석한 결과 국내 10대 건설사 비정규직 비중 중 현대산업개발이 41.2%로 가장 높았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분양이 많고 해서 현장에서 계약직 직원들을 많이 뽑아서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전체 인력 1764명 가운데 726명이 기간제근로자다.

사무직의 기간제근로자 비율이 높은 가운데 사무직 전체 여성 168명 중 131명이 기간제근로자로 무려 78%에 달했다. 현대건설은 전체 직원 7917명 중 37.2%인 2615명이 기간제근로자다. 그 뒤를 이어 포스코건설 35.9%(2030명), 대우건설 33.3%(2016명), 롯데건설 27.5%(825명) 순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비율이 건설업체마다 다른 상황에서 정부가 획일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강공모드를 취할 경우 도산하는 업체가 나오거나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속출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건설업계 특성상 수주 현황에 따라 인력 채용 변동이 클 수밖에 없고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다 보니 불경기가 지속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타 산업에 비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다.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택사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현장 프로젝트가 늘면서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취업자 수는 184만5000명으로 전년(182만3000명)보다 1.2% 늘었다. 그런데 현장업무가 늘면서 인력의 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비정규직을 뽑아 인력을 보충하는 점이다.

비정규직이 늘면 일자리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전문기술 외에도 단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많다 보니 구조조정을 겪은 타 업계 인력들이 건설업 현장에 유입이 많다보니 일자리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전반적으로 비정규직이 현장 업무 중심으로 많을 수밖에 없어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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