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타고 되돌아온 ‘昌’
북핵 타고 되돌아온 ‘昌’
  • 이준기
  • 승인 2006.10.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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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 질타로 보수지지세력 결집 나서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햇볕정책의 강력 비판으로 보수지지세력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강력한 정권비판이 정계복귀의 신호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에서 ‘안보’공부에만 몰두하고 돌아온 그가 재야에서 머물더니 이젠 ‘북핵’이라는 ‘창’을 빼들고 나온 것이다. 게다가 추석이후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결국 박근혜를 대신해 이 전 총재가 직접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마저 돌고 있어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창’이 겨냥한 첫 타깃은 DJ·노 대통령 최근 이 전 총재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다. 이미 동국포럼 주최로 조찬 강연회를 가진 이날 이 전 총재의 ‘창’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향에 있었다. 이날 이 전 총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포용정책이 대북정책을 실패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남북관계가 겉으로 조금 원활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북의 핵무기 개발로 전쟁 위협이 더 커졌다”며 “목표한 변화는 없고 긴장 상태가 오히려 악화됐다”고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비판했다. 즉, 과거 2번의 대선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햇볕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과거 자신의 지지층은 물론 보수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되고 한ㆍ미동맹 약화와 핵 군비경쟁 가열로 일본 등 주변국이 핵개발에 다가서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핵 잠재력만으로는 대북 억제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핵 잠재력 국가들 사이에서 우리 스스로가 핵능력으로 상대 핵국가를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전 총재는 북핵을 이용해 자신의 안보론을 주장, 입지세력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등 대북지원정책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전 총재는 “정부가 대북 압박정책 대신 지원협력 정책을 유지한다면 정권에 대한 시민불복종 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이 전 총재의 강력한 현 정권의 비판이 정계 복귀의 신호이자 내년 대권을 겨냥한 그만의 ‘창’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정계에 퍼지고 있다. “박근혜 한계 드러내면 직접 나설 수도” 중요한 점은 북핵 최대의 피해자는 DJ나 노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열린우리당 실패론’을 거론한 것으로 봐 열린우리당 내의 균열도 심각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미 상처를 더 입으려야 입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반면 잘나가는 유력한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입지가 가장 타격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선 이 전 총재의 ‘창’이 그들에게 맞혀져 있지만 언제는 그 창끝은 박근혜를 노릴 수 있다는 것.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도 북핵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지목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냈을 때 이회창 전 총재가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서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 전 총재의 복귀를 암암리에 추대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회창 전 총재 대안론’ 부상을 예측했다. 또한 북핵 사태가 국내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북핵실험 사태의 최대의 피해자는 공교롭게도 박근혜 의원”이라면서 "이회창 전 총재가 올 연말 정치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 전 총재는 지난 2002년 12월,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 선언으로 북핵 문제가 이슈가 되자 민주당 노무현 후보 측이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구호를 들고 나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역이용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창, DJ 수순 밟고···대권구도 ‘지각변동’ 창과 DJ. 대북정책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권에서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에게 내리 세 판을 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다시 정계에 복귀했고 결국 '4수' 끝에 대권 쟁취에 성공했다. 과연 이회창 전 총재도 이 같은 DJ의 수순을 밟을 확률이 있는 것일까. 정치권 일각에선 이회창 전 총재도 못할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수치적으로 DJ도 4번이나 대권에 도전해 정권을 창출했는데, 이 전 총재는 겨우 2번 진 것이 다일 뿐, 삼수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계 은퇴선언을 두 번씩이나 한 DJ에 비해 한번밖에 안 한 이 전 총재는 그에 비해 한번의 기회가 더 있다는 것도 그의 컴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내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그의 발언도 심상치 않게 바뀌고 있다. 지난 19일 강연에서 정계복귀와 관련해 이 전 총재는 “충고는 감사히 받겠다”며 “내 자신이 뭐가 되겠다거나 무슨 자리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다만 나라가 위태로울 때 무슨 일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 조건이 형성되면 정계 복귀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는 것. 과거 ‘정계복귀’는 ‘불가’라고 외쳤던 이 전 총재가 다시 정계에 복귀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이회창 전 총재가 대권도전을 시사하게 되면 한나라당의 대권후보구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하다. 우선 북핵사태에 최대 수혜자는 ‘이회창’이다. 과거 미국에서 안보 공부에만 몰두해온 이 전 총재에게 이는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라는 것. 이는 도널드 럼스벨트 현 미 국방부장관의 과거 전적과 비교할 만하다. 클린턴 정부 시절, 인정받지 못한 그의 공격적 성향은 9·11테러 부시대통령에게 인정받아 지금까지 이라크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결국 운대가 맞은 것이다. 국가안보의 중요성이 최고조에 이른 현 시점이 이 전 총재에게 최고의 적기로 판단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전 총재가 어떠한 형태로 정계에 복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복귀하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형태로 정치에 참여할 수도 있고, 킹 메이커의 역할로도 복귀할 수 있다는 등 그에 대한 복귀형태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가 직접 대선후보로 복귀한다면, 손학규 전 지사의 ‘100일 민심대장정’과 맞물려 한나라당내 대선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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