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130원’ 홈플러스 노동자의 ‘노예계약’
‘최저임금+130원’ 홈플러스 노동자의 ‘노예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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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벌어도 쥐는 돈은 120여 만원 남짓
▲ 홈플러스 임원 30% 성과급 잔치에 정규직인 선임, 주임, 매니저, 부점장 등 직원들은 100~200만원 안팎이지만 비정규직 직원은 100만원 이하다. 흑자가 났음에도 홈플러스 비정규에겐 먼 나라의 얘기로 들린다. [사진/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몇 년 전에 받은 월급하고 지금 받는 월급 별반 차이가 없어요. 오히려 직영되기 이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받은 월급이 지금보다 많았는데 직영으로 전환되고 나서 월급이 예전에 비해 줄었죠.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이 돼야 그나마 먹고 살 수 있는데…”

◆흑자전환에도 비정규직은 최저임금의 삶
홈플러스 협력업체 직원시절부터 직영으로 전환돼 무기계약직 4년 포함 15년차 홈플러스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권씨(여/57세)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돼야 먹고 살수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으로는 생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권씨는 10시부터 12시까지 마감(야간)조에 들어가 야간연장수당과 교통보조비 등을 포함해 140만원 남짓(세후) 받고 있다. 거리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교통보조비로 3300원에서 많게는 1만400원이 지급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측에서 마감조를 줄이고 있어 권씨의 말대로라면 월급은 줄 수밖에 없다. 마감조에 들어가지 않으면 연장수당 및 교통비가 제외, 120만원 이하(세후) 월급을 받는다는 게 권씨의 대답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턴어라운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회계년도(2016년 3월~2017년 2월)에 309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 직전 회계년도(2015년 3월~2016년 2월) 149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평직원은 연봉의 5%를 일괄 지급하고 간부급 임원에게는 최대 30%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차별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정규직인 선임, 주임, 매니저, 부점장 등 직원들은 100~200만원 안팎이지만 비정규직 직원은 100만원 이하다.

흑자가 났음에도 홈플러스 비정규직에겐 먼 나라의 얘기로 들린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임금구조는 비정규직은 월급제로 최저임금(6470원)에 130원을 더한 6600원 시급에 8시간 기준 월 209시간 일할 경우 월급은 137만9000원(세전). 년 평균 1665만원 여기에 성과급과 상여금을 더하면 년 평균 1800만원을 받는다.

그나마 수산, 축산 코너에서 일하는 마트 근로자는 6600원에 100원을 더 주지만 일이 고되다 보니 기피한다. 각종 보험과 연금 등 세금을 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125만원 남짓이다.

마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년 평균 월급격차는 400만원가량이다. 지난해 기준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인 월 175만 원 정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 인상 1만원 인상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이다.

◆월급도 적은데 인력 충원도 더뎌 고된 일터
홈플러스는 담당급 직원(비정규직)을 대상으로 매년 ‘우수담당 선임선발’이라는 공모절차를 수시로 진행해 선임 직급(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 지난 29일 경총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외치고 있는 전국서비스산업 노동조합연맹.[사진 /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크다보니 정규직 근로자가 되고 싶지만 이마저도 정규직 인력 수급에 따라서 변동차가 크고 몇 명을 뽑을지 정해진 게 없어 정규직 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권씨는 “1년에서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며 점장의 추천으로 면접을 통해 발탁되는 데 임의적인 면이 많아 정규직 되는 게 ‘하늘에 별 따기’”라고 말했다. 이어 “마트 특성상 여성 근로자가 많은 상황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50대 이상은 채용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홈플러스 비정규직 직원의 힘든 점은 인력 충원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예를 들면 예전에는 38명이 마트에서 일했다면 요즘에는 25명 안팎 인력으로 마트를 운영한다 일이 고되다는 목소리가 크다.

카테고리 별로 인력이 다른데 축산 및 수산은 2~3명 인력으로 운영돼 인력 충원이 바로 되지만 그 외 카테고리는 20여명 인력으로 운영돼 1~2명이 자리를 비워도 인력 충원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홈플러스 매출과 흑자는 는 반면 마트에 고용된 비정규직은 일은 일대로 힘들고 월급은 ‘쥐꼬리’에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권씨는 “최저임금이 1만원 인상되면 월급이 200만원이 넘게 된다”며 “여유롭지는 않지만 식구들과 외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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