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대 취업자 수가 21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자 대학들이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취직시키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벌이고 있다.
대학들이 지금까지 학생과 기업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던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앞세운 적극적인 `학생 세일즈'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건국대는 2003년부터 학기 초마다 우수한 자질을 갖춘 졸업예정자의 신상 정보와 자기소개서를 담은 '건국 엘리트 인재정보' 책자를 국내 800대 기업에 배포하고 있다.
올해 기업에 보낸 책자에는 `준비된 직장인' 양성을 목표로 실시하고 있는 '건국 엘리트 프로그램' 수료자 360명의 정보가 실렸는데 전체 분량이 500쪽을 넘는다.
학생의 출신고교, 전공, 학점, 컴퓨터ㆍ외국어 능력, 자격증 등 기본 정보와 자세한 자기소개서, 취업희망 직종이 담겼다.
개인정보가 기업을 통해 제3의 곳으로 유출돼 악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인재 채용 이외의 용도로 쓰면 법적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넣었다.
건대 취업지원실은 "배부 초기에는 펼쳐보지도 않고 버리는 기업도 있었지만 이제는 대기업에서 '책이 언제 나오느냐'고 문의할 정도로 평판이 좋아졌고, 취업률이 2년 전에 50-60%대였으나 올해는 77.2%로 전국 대학 중 5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인재정보 책자를 통해 올해 모 대기업에 입사한 이 학교 졸업생 김혜원(24ㆍ여)씨는 "학생들을 열심히 밀어주는 대학교 출신이라는 인식이 취업 성공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운대도 지난해 교수진과 커리큘럼 등을 담은 학과 소개서를 기업 채용담당자에게 발송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학생의 프로필도 첨부하기로 했다.
덕성여대는 교수나 교직원이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은밀하게 가동해 수집한 채용 정보를 취업지원실로 전달하면 적임자로 판단되는 학생과 연결해 주는 1:1 맞춤 취업지원을 하고 있다.
덕성여대 취업지원실 관계자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비공개 혹은 소규모 수시 채용을 하는 기업을 공략하면 채용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채용전문업체 코리아리크루트 한진호 대학사업팀장은 "학생들의 우수성을 기업에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학교의 취업률은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더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취업난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이니 각 대학이 교육과 마케팅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