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육지 ‘무섬마을’
물속의 육지 ‘무섬마을’
  • 강정아
  • 승인 2006.10.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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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외나무다리 건너 전통 속으로
▲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축제
노랗게 물든 은행을 구경하기 좋은 철이다. 순흥에서 부석사로 이어지는 은행나무 길에도 낙엽이 지고 있다. 황금빛으로 물든 논이 펼쳐진다면 금상첨화다. 물동이동 무섬마을은 경상북도 영주시에 숨어 있는 작은 전통마을. 영주, 문경, 안동에 이르는 경상북도 북부는 조선시대 양반 문화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전통의 원형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병풍처럼 둘러싼 소백산맥 덕분. 영주 주민들조차도 모를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영주시를 가로지르는 영주천이 만나 마을을 휘감아 섬이라고도 불리는 물돌이동. 물돌이동이라면 안동 하회마을이 유명하다. 1980년 수도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외나무다리가 유일한 통로였다. 외나무다리는 새 다리가 생긴 이후 없어졌다가, 마을사람들이 전통을 살리려는 마음에 작년에 새로 놓았다. 때를 잘 잡으면 외다리나무 축제도 구경할 수 있다. 올 축제는 지난 13일에 치렀다. 30년 전만 해도 마을사람들은 지게를 지고 이 다리를 건넜다 한다. 시집오는 새색시도 장례 치른 상여도 마찬가지였다.
무섬마을이 생긴 것은 1666년. 박남 박 씨가 안동에서 낙을 피해 피신 오면서 이곳에 정착했다. 이후 예안 김 씨가 시집을 오면서 두 가문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수도교를 건너면 마을 앞 강가에 하얀 백사장이 있다. 온통 한옥이다. 어우러진 초가들 사이에 해우당 고택이 보인다. 고종 때 의금부 도사를 지냈다는 김낙풍이 기거한 고가다. 해우당 고택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만죽재가 보인다. 무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저택. 저택 마당에서 강 너머를 바라보면 울창한 숲이 한눈에 그득하다. 이 저택에는 무섬마을 연대기가 새겨져 있어 그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무섬마을에는 해우당 고택과 만죽재를 포함해 이름 높은 고가가 9채나 있다. 모두 민속자료 아니면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발길이 드물게나마 끊이지 않는다. 옛것의 운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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