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 ‘잔칫날’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 왜?
최대실적 ‘잔칫날’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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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용 부회장 공백 길어져 미래 투자 ‘깜깜’
▲ 7일 삼성전자가 최대영업이익을 기록한 날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공여’ 37회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전자가 연결기준으로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총수 부재라는 사태에서 얻은 결과물이라 마냥 잔칫상을 벌일 수 없는 처지다.

7일 삼성전자가 최대영업이익을 기록한 날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공여’ 37회 공판에 출석했다.

증권업계선 삼성전자 2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며 하반기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실적이 확대될 것이라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총수 부재 탓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위기감과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평택 반도체 공장 출하식에 관계자 일부만 참여한 조촐한 행사를 열은 것과 무관치 않다. 2년전 기공식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해 성대하게 치러진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현재의 삼성전자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토록 내부 추스르기에 나서면서 이재용 부회장 총수 공백 여파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구글, 애플 등 ‘IT공룡’ 기업들은 미래 산업인 4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기존의 제조 기반 사업을 과감히 탈피하고 4차 산업을 이끌 사업모델을 개척하고 있다.

과거 모바일폰 시장을 장악했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등장에 선도적으로 대응을 못해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의 흐름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삼성전자도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총수 공백은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3년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어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지만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된 아픈 과거가 있기에 이번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즐겁지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의 실적은 과거 이건희 회장 시절 선제 투자한 결과로 이후 미래 장밋빛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지금 선제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 회장 와병과 이 부회장 구속 사태와 그룹컨트롤 타워였던 미래전략실마저 해체되면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까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하게 이뤄졌던 M&A도 올해는 깜깜 무소식이다.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도체 시장이 언제까지 활황을 이어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고 스마트폰 역시 시장이 둔화되고 있어 미래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이 부회장이 속히 그룹에 복귀해 삼성전자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사상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총수가 없어도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게 사실이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이다”며 "총수의 빈자리가 길어지면 앞으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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