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다 하반기 파업까지 ‘내우외환’ 직면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차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을 예정이고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협상단계에서 주요쟁점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임단협에서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6~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9.49%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한국지엠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누적손실이 2조원대에 달하고 제임스 김 사장이 돌연 사임한데 이어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위기론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 노조까지 파업에 돌입하면서 판매량 하락으로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한국지엠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 연말까지 성과급 400만원 지급, 협상 타결 즉시 500만원 격려금 지급 등의 안을 노조에 제시했지만 노조 요구안과는 거리가 있다. 노조측은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의 500% 성과급 지급을 요구 중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13일 포괄적 회사안을 제시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사측은 주말까지 고용안정 협약을 논의해 입장을 밝히고 월급제 시행방안은 실무회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맏형격인 현대차도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며 6년 연속 파업이 기장사실화 되고 있다. 13~14일 파업 찬반투표가 마무리되면 파업 돌입 여부가 결정된다. 재적대비 과반이상 찬성표가 나오면 가결되고 10일간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기간이 끝나는 다음 주부터 파업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사례는 없어 파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순리대로 진행되면 6년 연속 파업이다.
파업이 진행되면 현대차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측은 지난해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손실규모만 14만2천여대 3조1천여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역시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해 현대차의 올해 실적은 작년보다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219만8342대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합의를 이끌어낸 르노삼성과 7년 연속 무분규 교섭을 달성한 쌍용차는 올해만큼은 임금협상에 이견이 커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노조는 기본급 15만4200원 인상, 성과급 200%+400만원을 제안했다. 최근에는 근무시간과 라인별 생산량 감축 등 근무강도 완화를 요구해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기본급 11만8000원 인상과 주야 2교대(8시간) 실시, 8시간 근무제 도입, 우리사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둬 사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올해 판매 상황이 좋지 않아 무분규 교섭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실적은 르노삼성만 9.7%인 반면 나머지 완성차 업체는 판매 실적이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과 사드 영향으로 인한 중국 판매 감소, 내수 부진까지 겹친 탓이다. 하반기도 신차 효과외엔 뚜렷한 판매량 증가를 위한 뾰족수가 없어 파업으로 인한 자동차 업계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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