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전술에 속 썩는 이동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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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지연작전…산업은행 수장 교체 가능성까지 염두 분석도
▲ 금호타이어 맥각이 이처럼 지지부진하다 못해 양측간 책임 떠넘기식 공방전으로 흘러간 데는 박삼구(사진,좌) 회장과 이동걸(사진, 우) 산업은행장 간의 신경전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연전술 전략이 통하는 것일까.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의 최종 수정안에 박삼구 회장측이 반쪽 수용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번주 상표권 협상의 종결될 것이란 관측이 빗나갔다.

또 다시 금호타이어 매각이 미궁에 빠지면서 박삼구 회장측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을 리 없다. 막판 양측이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더블스타로의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이동걸 ‘신경전’
금호타이어 맥각이 이처럼 지지부진하다 못해 양측간 책임 떠넘기식 공방전으로 흘러간 데는 박삼구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 간의 신경전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어떻든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원치 않아 보인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게 최종 목표이지만 인수 자금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매각이 일단 무산되어야만 추후 인수를 노려볼 만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때문에 박 회장이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경영진 교체를 들고 나와 으름장을 놓음에도 지금껏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지연 전략을 펴는 것에는 산업은행 회장 교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며칠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박삼구 회장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그런데 박 회장측이 이 회장의 회동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이유가 난무한 상황에서 지난 1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과 관련 질의에 대한 답을 듣고 채권단에 어떤 카드를 제안할지 계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종구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호남) 지역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채권단이 어떻게 하는지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의원들은 과거 쌍용자동차처럼 해외자본 먹튀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으로 지역 민심의 우려를 전달했다. 일단 체권단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해석여부에 따라 채권단이 지역 민심을 거르려 해외기업에 매각을 강행할 경우 개입 가능성도 열어 놓겠다는 발언으로 읽힌다.

그래서인지 다음날 18일 금호산업 이사회는 상표권 사용요율 0.5%, 12년 6개월 사용 조건으로 금호산업에 차액 847억원을 일시 보전하겠다는 최종 수정안을 제시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상표권 사용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하면서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특정기간 보상금을 받고 거래하는 대상이 아니므로, 기업 회계 원칙과 거래 관행상 정해진 정상적인 방법(매년 상표 사용료 수취)으로 상표권 사용 계약을 체결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조건부 수용으로 공을 채권단에 넘긴 것.

산업은행 심기를 최대한 거슬리지 않은 상태서 조건부 수용을 밝힌 것. 그런데 채권단은 매각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일단 박 회장측은 채권단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기 위해 조건부 수용을 밝히면서 산업은행 행보를 파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산업은행 수장 거취 여부 상황 판단
▲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산업은행과 금화아시아나그룹[사진 / 시사포커스 DB]

또 하나는 이동걸 회장의 거취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 금융권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수 있다.

이동걸 회장은 ‘친박 인사’로 분류돼 있는 만큼 임기 잔여기간이 상당히 남아있음에도 유임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만약에 새로운 산업은행의 주인이 들어온다면 새로운 협상이 시작될 수 있고 박삼구 회장측이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명한 입장보단 ‘지연전술’을 펴가는 게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박 회장측에 여신 회수 압박으로 상표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일단 6월 말 채권 1조3000억원 연장으로 금호타이어 유동성 위기를 넘기며 매각 의지를 드러냈다. 채권 연장이 불발돼면 유동성 위기로 금호타이어 법정관리행이 임박할 수 있어 박 회장 뿐만아니라 산업은행도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인수가격 9550억원. 주당 1만4389원꼴로 지난 3월13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종가는 8770원. 경영권 프리미엄이 총 인수가의 40%를 차지한다. 19일 금호타이어 종가는 7320원. 현재 주가 수준이라면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에 배 이상 차익을 남기게 된다. 

더블스타와 매각종결 시점이 9월23까지 산업은행은 제값을 받기 위해 어떻게든 금호타이어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매각이 무산되면 산업은행으로선 추후 제값을 받고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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