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공기업 수장 잇단 사표…물갈이 신호탄?
친박 공기업 수장 잇단 사표…물갈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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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공공기관장 줄 사퇴 이어질지 주목
▲ 임기를 남겨놓고 사의를 표명한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남은 친박계 공공기관장의 사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친박계 공공기관장의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20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이날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산업통상부 산하 공공기관 사장 중 첫 사표 제출이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임기 6개월을 남기고 사표를 제출했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의 사장 중 사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기관장은 아니지만 문고리 3인방 등 친박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성용 KAI 사장도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로 인해 20일 대표이사직을 내놓았다.

일각에선 친박계로 알려진 사장들의 잇단 사표가 이어지면서 잔여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공공기관장의 물갈이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18일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유제복 코레일유통 사장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을 ‘공공기관 적폐  기관장’으로 지목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물갈이로 지목된 대상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제도입하고 친박계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거나 국정농단 세력과 관련 있는 기관장이다. 잔여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은 자진사퇴가 아니면 남은 임기를 보장받기에 문재인 정부로선 인위적인 물갈이에 나설 수 없다.

공공기관운영법 25조 공기업 임원 임면에 따르면 공기업의 장은 임명권자가 해임하거나 정관으로 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기 중 해임되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친박 낙하산 인사로 거론되는 공공기관장을 인위적인 물갈이에 나설 경우 잡음이 불거질 수 있어 자진 사퇴를 바라는 눈치다. ‘새술은 새부대야 담아야 한다’면서 국정철학을 같이 하는 인물이 속도감이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관장이 공공기관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연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조직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국정철학이 큰 괴리가 없다면 남은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반란도 만만치 않다. 이런 이유로 정부 여당은 도덕성 전문성이 검증된 공공기관장 아닌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친박계 공공기관장의 자진 사퇴에 불을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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