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의 덫…계열사 휘청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의 덫…계열사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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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현대 기아차 부진에 계열사 실적도 급감
▲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부메랑이 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부메랑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정점으로 강판부터 완성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가 가장 잘 이뤄져 있어 빠른 의사 결정과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완성차 5위 업체로 급성장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늘어나 다른 계열사의 수익성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어 실적이 악화되면 그룹 전체 수익성에도 악화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단점 때문에 자동차 실적 악화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에 악영향을 미친다.

올해 중국의 사드보복 탓에 중국 판매가 급감하면서 현대 기아차가 흔들리자 그룹 전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 현대자동차의 장점이자 단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그룹 전체 실적이 하락하면서 수직계열화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현대차는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이 2조5,952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4% 감소했다. 기아차는 영업이익 7868억원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 보다 44% 급감했다. 이로 인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2분기 주요 계열사 영업이익을 보면 현대모비스는 22.8%, 현대위아 66.8%, 현대제철 18.8%, 현대로템 60.5%, 현대글로비스 7.5% 하락했다.

부품 제조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와 엔진, 변속기 등을 만드는 현대위아는 현대 기아차에 매출의 70~80%를 의존하고 있어 현대기아차 실적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국내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여파로 판매가 반토막 난 영향 탓이다.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면 부품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계열사 전체로 번지는 악순환의 취약점이 노출됐다. 수직계열화의 딜레마인 셈이다. 
▲ 현대차드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각사


그룹 계열사의 실적이 회복되려면 현대 기아차의 판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시장이 단기간 회복 조짐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신규모델 투입과 신규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 차급에 신규모델을 추가하고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최근 국내시장에 먼저 선보인 소형SUV 코나를 글로벌 주요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등 판매 시장 확대에 나선다. 또 유럽 및 신흥시장과 중국 중서부 내륙 지역 등 신규 시장도 개척한다.

일각에선 수직계열화 덫에 벗어나려면 계열사들이 현대 기아차 의존도를 줄이고 수요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동식 조향장치(MDPS), 에어 서스펜션, 능동형 선회제어 서스펜션(AGCS), 어드밴스드 에어백, 첨단 전자식 제동장치(MEB), 인공지능형 전조등(AFLS) 등 신기술 개발로 사업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중국 현지 완성차 업체에 에어백 납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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