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엄마를 용서하렴
아가야, 엄마를 용서하렴
  • 김재훈
  • 승인 2006.10.27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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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을 울린 ‘분유’ 내막
영·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의 가슴에 분유 업체들이 못을 박았다. 누군가에게 속았다는 분노보다도, 내 분신과도 같은 자식들에게 ‘독극물’과도 같은 ‘사카자키균’을 먹였다는 미안함이 먼저 앞섰을 것이다. 지난달, 국회 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중 유통 분야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 했다. ‘사카자키균’은 뇌수막염, 수막염, 패혈증, 균혈증, 발작, 뇌낭종, 괴사성 장관염 등을 유발하는 세균으로, 특히 이 균에 감염돼 발병하는 뇌수막염의 경우 치사율이 40~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 된다. 사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지난 9월초, N유업이 자랑하는 최고급 분유에서 아기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보도에 이미 분유 업계는 한바탕 홍역을 치룬적이 있다.
‘별것’도 아니 문제? 대장균의 일종인 것으로, 감염될 경우 패혈증과 뇌수막염 등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까지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사카자키균’ 당시 한 네티즌은 “비싸지만 좋다고 해서(아기가)태어나서 지금까지(5개월) 먹이고 있는데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날 줄은.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책임질 건가. 대표이사 및 임직원 자식들 산양분유먹이고 있나? 안 먹이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먹여라”며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또한 “모유 먹이고 싶어도 못 먹이는 엄마는 아이한테 미안하고 서러운데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N유업측은 이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일부 지적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분노에 더욱더 큰 불을 당겼다. 당시 N유업의 한 관계자는 “이 제품은 우리 회사 전체 분유 판매량의 1%가량을 점하고 있으며 나머지 조제분유 일반 제품들은 문제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안심해도 된다”며 섭씨 70도 이상의 끓는 물에 타서 수유하면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의 국감자료는 ‘또 다른 의혹과 맞물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5월 29일, 식약청은 <조제분유. 이유식 안전관리 - 사카자키균의 실태조사 및 관리대책 마련>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05년 12월 - 06년 3월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검사를 확대·실시한 결과 65개 제품 중 11개 제품에서 검출되었으나, 검출된 제품은 대부분 위험군이 아닌 6개월 이상 영·유아 대상 이유식 등으로 위해가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밝히 바 있다. 더불어 “추가로 사카자키균의 검출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실태조사를 위해 2006년 4-5월까지 6개월- 12개월 이하의 영아용 제품(23건)과 앞서 검출된 동일제품(9건)을 포함한 유통제품 츙 32건을 모니터링 검사결과 모든 제품에서 대장균군 및 사카자키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뒤 농림부는 사카자키균에 치명적인 영아용 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까지 식약청은 용역보고서 상의 내용을 일체 인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조직적 은폐 의혹 전재희 의원은 “식약청이 사카자키균의 검출, 특히 신생아용 분유에서의 검출사실을 확인한 용역보고서를 은폐한 것은 식약청이 국민의 건강보다 언론의 추궁이나 사회적 파장을 더 크게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행정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당시 고려대 이민석교수 등의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N유업과 I유업, P유업등 모두 10개 제품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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