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야 되나’ 장차관 다주택자…부글부글 ‘8·2대책’
‘집 팔아야 되나’ 장차관 다주택자…부글부글 ‘8·2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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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완결판 먼저 집 팔길 비난 봇물
▲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좀 파시라”고 답변한 김현미 국토 장관 발언이 나온 이후 김동연 부총리는 기자의 질문에 “재산권과 관련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문재인 정부가 8·2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중점을 두는 곳은 다주택자들이다. 다주택자들이 집값을 올리는 투기세력으로 보고 투기세력을 잡고자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내각에 임명된 장차관급에서도 다주택자가 3명중 1명꼴로 밝혀지면서 이들 역시 정부 정책대로 살지 않는 곳은 집을 팔아야 할지 난관에 봉착했다.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끝난 직후다. 모 기자가 “8·2 부동산 대책을 주도한 3개 부처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지적이 있다”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질문을 던지자 “재산권과 관련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김동연 부총리의 답변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부동산 대책의 특징은 집 많이 가진 사람은 불편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좀 파시라”고 답변한 것과 배치된다.

이 발언이 알려지고 난 후 22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한 한 부동산 카페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 반응부터 ‘본인부터 분양권 팔고 솔선수범 하라’는 비난이 쏟아지며 폭발한 것이다.

투기세력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 다주택자들을 향해 ‘집을 팔아라’는 발언이 오히려 현 정부 고위공직자로까지 덮치면서 집을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김현미 장관은 경기 고양 일산서구 덕이동 아파트 1채와 경기 연천구 단독주택을, 김동연 부총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사무실(오피스텔)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을 향해 ‘집을 팔아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선 김 장관과 김 부총리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아직까지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해 집을 내놓겠다고 한 고위공직자는 없다 보니 이같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0일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장관임명자 중 다주택자, 투기로 소득을 올린 사람부터 주택을 팔고 정당하게 세금내야 할 것”이라고 현 정부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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