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청와대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문제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도 임명 취지에 대한 이해를 구하며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새 정부는 촛불민심의 구현이라는 국정목표를 실천함에 있어 참여정부의 경험, 특히 실패의 경험에 대한 성찰을 소중한 교훈으로 삼고 있다”면서 “그래서 참여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분들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에 종사했던 분들도 실패의 경험에 대한 성찰을 함께할 수 있다면 새 정부에서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황우석 교수 사건 당시 과기보좌관이었기 때문에 그 사건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지고 과기보좌관직에서 물러난 바도 있다”면서 “하지만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IT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경쟁력은 참여정부 시절 가장 높았다. 그 점에서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은 공도 있었다. 그의 과와 함께 공도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가장 높았던 IT 경쟁력과 과학기술 경쟁력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후퇴한 것은 과기부와 정통부의 폐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래서 과학기술계에서는 과기부와 정통부의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부처가 폐지되고 새로운 부처가 신설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래부를 살리면서 과학기술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기능을 재편하는 쪽을 택했고, 그 방안으로 미래부에 차관급인 과기혁신본부를 신설하도록 했다. 미래부의 명칭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바뀐 연유”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새 정부가 신설한 과기혁신본부는 참여정부 후반에 과기부에 설치했던 과기혁신본부가 그 모델”이라며 “그때 참여정부는 과학기술 분야의 R&D 예산 배분이 경제 부처로부터 독립하여 과기계 중심, 연구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으로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면서 과기혁신본부를 신설하였다”고 경위를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그러나 이것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가운데 정권이 바뀌고 폐지됐기 때문에 과기혁신본부의 위상과 역할, 기능은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고 운영의 경험도 일천하다”면서 “게다가 지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부총리의 위상을 가지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과기혁신본부가 충분한 위상과 힘을 가지고 역할을 다하게 하는 것은 새 정부의 큰 과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기영 본부장은 참여정부 때 과기 부총리제와 과기혁신본부 신설 구상을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라면서 “그래서 그의 과가 적지 않지만 과기혁신본부에 적임이라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과기혁신본부장은 그가 오래 전에 했던 과기본부장과 같은 급의 직책이고 더 나은 자리도 아니라는 점을 또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그를 임명한 이러한 취지에 대해서 널리 이해를 구하며, 이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