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짙은 광역단체장···지방은 행정가가 ‘제격’
환경+개발 통해 ‘에코폴리스 울산’ 건설하겠다

총 인구 110만명, 전국7대 도시, 연간 450억불 수출고 기록 등 매머드급 광역단체 ‘울산’을 4년간 이끌어 갈 박맹우 시장. ‘투명하고 개방적인 시정’을 약속하고 있는 박맹우 울산시장을 만나보았다.
지난달 24일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울산시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맹우 울산시장은 한껏 여유로운 모습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시장은 항상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해 왔기 때문.
울산시는 박 시장의 뜻에 따라 공무원의 청렴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 실천계획에 대해 “청렴은 공인의 자질을 저울질 하는 잣대”라며 “유능한 공직자라 해도 부패한 공직자를 받아 줄 시민은 없다”고 했다. 그는 역사 앞에 떳떳한 공직자의 모습을 원하는 사람이었다.
울산은 연어가 뛰어노는 태화강,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세계적인 생태산업도시라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박 시장은 이러한 여건을 고려해 ‘에코폴리스 울산(Eco-polis Ulsan)’을 건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청정 환경 중시’, ‘자연생태계 보전 및 복원’,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아래 이뤄지고 있다.
물론 울산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 위주의 도시계획,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 하천 유지용수 및 친수공간 부족, 산업 단지 내 녹지 공간 부족 등 아직도 ‘에코폴리스 울산’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박 시장은 “도시계획과 환경계획을 통합해 수립하고 대기질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청정 생활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도심하천살리기 사업과 태양열·풍력 등 자연형 에너지 사업을 개발한 다면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자치단체장은 행정보다 정치적인 성격이 짙은 것이 현실인 가운데 행정가로서 재선에 성공한 박맹우 울산시장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박맹우 울산시장 1문 1답>
- 먼저 늦게나마 재선을 축하드리면서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로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정치와 행정이 본류는 같습니다. 지역발전과 시민의 행복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흐릅니다. 그 지향점을 향해 가는데 어떤 사람이 더 적절하냐에 대한 판단이 지방선거이며, 시민들께서 저를 적임자라고 판단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민선 3기 4년 동안 밤낮없이 일해 성장 동력을 재충전하고, 시민과 함께 고민하며 희망을 만들어왔던 진정성과 추진력, 성실성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취임이후 줄곧 시장님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일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계신데 그 배경은 무엇인지요. 또한 너무 내비치는 행정이라는 시선이 생길만한데 이에 대한 시장님의 의견은.
행정은 결국 시민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행정의 목소리가 전면에 서 있어서는 행정은 시민의 신뢰도 지지도, 지역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의 행정참여라는 것도 출발점은 신뢰에 있습니다. 그 신뢰를 확보하는 첫걸음을 저는 행정의 모든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일일업무추진비 공개도 그런 차원에서 취임이후 곧바로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업무추진비 뿐만 아니라 시정의 모든 것을 공개하면서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고 있으며, 그 위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자칫 내비치는 행정으로 비추어 질 우려도 없지 않지만, 결국은 행정이 어느 정도의 진실성을 가지고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을 한두 번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말처럼 진실하지 않으면 4년 넘게 추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앞으로도 시정을 더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시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참여의 폭을 더 넓혀갈 것입니다.
- 21세기는 환경시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울산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손꼽히고 있는 곳입니다. 그만큼 현대화 근대화를 거치며 산업발전으로 인한 환경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울산시가 의욕을 가지고 추진해온 태화강 생태복원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환경울산을 위한 새로운 계획이나 청사진이 있으신지요.
한국 현대사에서 울산만큼 극명한 명암을 동시에 가진 도시도 없습니다. 62년, 인구 8만여 명의 소도시에서 40여년 만에 110만 인구의 전국 7대도시가 되었으며, 단일도시로서 연간 450억불의 수출고를 기록하면서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울산은 공해와 극심한 노사분규, 열악한 도시기반 시설, 삶의 질 저하라는 그늘도 짙게 깔려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울산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환경이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울산은 공해와 노사분규의 도시로만 알려졌으며, 이는 부정적인 도시이미지를 양산하는 악순환이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울산의 현재를 추스르고, 미래의 희망과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벗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또한, 시민에게는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현실적인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시와 기업체, 시민과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우리 힘으로 울산의 환경을 바꾸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10여 년 전부터 적극적이고 의욕적으로 공해극복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4년간의 집중적인 투자와 노력으로 이제는 죽었던 태화강이 되살아나 연어와 철새가 돌아오고, 수달과 백로가 날아들고 있으며, 대기환경도 공단이 거의 없는 대전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맑아졌습니다. 울산은 이제 공해를 극복한 도시라는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적인 생태산업도시라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을 불러 모으면서 도심하천의 생태회복 프로그램의 전범이 된 태화강을 세계적인 강으로 만들고, 환경과 산업,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해 대기와 수질, 해양과 폐기물, 토양과 지하수에 이르기까지 110대 에코폴리스 실천과제를 마련해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공단 기업체들도 무공해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자율적인 환경개선 프로그램을 시민 앞에 제시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려, 울산에서의 환경은 피하거나 숨기고 싶은 일이 아니며, 환경이 산업수도 울산의 또 다른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 광역자치단체장의 짧은 임기로 정책추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제 재선광역단체장으로 울산발전을 위한 모토와 간략한 청사진이 있다면.
좋은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광역행정을 추진하면서 4년이라는 임기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단체장으로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단체장이 시민의 동의를 이끌어내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추진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민의 지지와 성원으로 재선의 영광을 안게 된 저는 앞선 4년 동안도 울산과 시민을 위해 일해 왔으며,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일해 나갈 것입니다. 4년 동안 다져왔던 기반을 바탕으로 ‘역동의 산업수도 푸른 울산’을 만들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행복도시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산업을 고도화ㆍ첨단화하고, 3백만 평의 공장용지를 공급해 국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해 울산을 기업의 이상향으로 만들 것입니다. 또한, 태화강 생태회복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울산을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만들 것입니다. 문화와 복지, 도시기반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면서 외형에 걸맞은 내실도 다져 갈 것입니다.
- 아직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장이나 기초자치단체장은 행정가보다 정치적인 성격이 짙은 것이 현실입니다. 행시출신의 전문행정가로서 이 부분에 대한 시장님의 의견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행정과 정치가 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시를 거쳐 행정일선에서 단체장까지 경험했던 저는 행정이나 정치가 한정된 자원을 동원하고 분배하고, 갈등을 통합, 조정해나가는 프로세스라고 봅니다. 정치의 영역이 따로 있고, 행정의 영역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특히,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더욱 더 그런 성격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광역단체장은 때로는 정치인의 얼굴로 때로는 행정인의 얼굴로 보이지만 본질은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정치일선에서 일하던 사람이 광역단체장을 하는 것과 행정인이 하는 것과의 차이를 일도양단하듯 유·불리를 단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행정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저의 경우 행정의 흐름에 친숙한 행정인이 지방행정을 맡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순조로웠습니다. 물론, 리더의 개인적 능력이나 리더십, 행정과 지역에 대한 철학은 또 다른 문제일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 울산 시민들과 지지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에게 다시 시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데 대해 거듭 감사드립니다. 지난 4년 동안 시민여러분과 함께 밤낮없이 일해 오면서 울산이 어떻게 변해야하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며, 또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해나가야 할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그간의 성과 위에서 “역동의 산업수도 푸른 울산”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면서 울산의 희망을 시민여러분과 함께 꼭 만들어 내겠습니다.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프로필
약력 및 학력
출생연도: 1950년생
출 생 지: 울산광역시 중구 다운동
소속정당: 한나라당
병 역: 육군병장 만기제대
가 족: 처(신현주), 2남
1984 울산 삼호초등학교 5회 졸업
1967 울산 제일중학교 16회 졸업
1971 경남고등학교 25회 졸업
1980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2001 경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2005 동의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 박사)
주요경력
1981 제 25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1983~1989 경상남도 근무
1989~1994 내무부 근무
1995 경상남도 함안군수
1997 울산광역시 내무국장
1998 울산광역시 동구청장 권한대행
2000 울산광역시 건설교통국장
2002~2006 제 3대 민선 울산광역시장
2006~현재 제 4대 민선울산광역시장 취임
저서
-지방자치단체 계약직 공무원 제도의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2001)
-울산의 힘(뿌리와 비전)(2002)
-지방정부 조직진단의 모형 정립과 적용(2006)
수상
1987. 12 노동부장관상 수상
1997. 12 홍조근정훈장 수상
2002. 3 행정자치부장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