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발 ‘핵폭풍’ 도화선은 어디로?
북한 발 ‘핵폭풍’ 도화선은 어디로?
  • 이준기
  • 승인 2006.10.27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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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경제제재 심화로 도발 가능성 제기

추가 핵실험 없다···북한 속내 ‘오리무중’
제재만 하는 미국, 정치적 해결의사 있나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6자 회담 복귀와 핵의 완전한 포기를 위해 다각적인 압박정책을 펼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북·미양자회담을 고집하고  최근엔 경제제재조치를 풀어 준다면 6자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북핵이 세계정세에 미치는 파장은 말 그대로 ‘핵폭탄’급이다. 앞으로의 세계정세, 그리고 북한의 다음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시나리오 1: 즉각적 6자회담 복귀
북한은 먹고 살기가 힘들다. 지난여름 태풍 에위니아와 대홍수로 인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세계 각국의 대북 경재제재조치는 북한을 더욱 가난의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즉, 북한이 쉽게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북·미 양국이 핵문제에 대해 정치적 타협의사가 있느냐는 것. 현 정세에 비춰받을 때 북한은 타협의사가 다분히 있다. 아니 절실한 상황이다. 핵실험 자체도 북미양자회담을 위한 것이 아닌가.

문제는 미국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들의 잠재적 적은 ‘중국’이다. 북한은 다분히 중국을 겨냥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다. 즉 북한을 위협적으로 포장하면서 그들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완성하고 일본을 재무장시켜 중국을 겨냥하기 위한 것.

만약 중국을 주적이라 선포한다면 중국정부를 비롯한 아시아가 혼란에 빠질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즉, 북한을 겨냥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아시아를 미군체제하에 두겠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 네오콘들이 대화를 거부한 채 지금 북한을 자꾸 잘못된 길로 몰아부이면서 악용하고 있는데, 바로 중국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서 “네오콘들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생각해 미사일 방어 체제 같은 군비를 확장하고 일본을 재무장시키려 한다”며 이를 위해 뭔가 구실과 빌미를 찾고 있는데 그게 바로 북한“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정부에게 북한은 단순한 들러리 역할만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를 한다고 해도 난항은 계속될 수 있다. 미국은 또 다른 문제를 북한을 걸고넘어질 테고 자존심이 센(?) 북한도 만만치 않게 저항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런 미국의 자세를 이미 파악하지 못했을 리 없다. 결국 북한은 6자회담의 조기 복귀를 통해 자신들은 ‘핵보유국’임을 증명하고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회담에 토의 한다는 시나리오는 무위로 끝날 확률이 높다.

▲ 윤광웅 국방장관과 럼스벨트 미 국무장관.


시나리오 2: 조건부 6자회담 복귀

두 번째 시나리오는 조건부 6자회담 복귀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북한은 종래의 자신들의 입장을 고집하고 회담에는 복귀하나 파행으로 몰아갈 확률이 높다. 뒤로는 계속해서 핵능력을 높이려 할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 미국의 적대정책 전환, 북·미 양자회담 등을 거론할 것이다. 즉 ‘꿩 먹고 알 먹기’식 작전을 펼친다는 것. 

얼마 전 방문한 중국 탕자쉬안 특사는 “북한의 조건부 6자회담 참석 용의를 확인했다”며 “그 조건은 바로 금융제재 해제와 북·미 양자회담”이었다고 발표한바 있다. 또한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의도는 일정한 조건을 내 건 것으로 핵실험 카드를 완전 포기한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즉, 북한의 조건부 6자회담 복귀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률이 높지만 제자리를 걸을 가능성 또한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이 북한 생존에 결정적 타격을 줄만한 경제재재를 취하지 않는 이상, 북한의 정책 전환은 힘들 것”이라는 게 대세다.

시나리오 3: 전면적 대결구도 조성
이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대북한 압박정책, 특히 한국과 중국이 경제제재 조치에 참여한다면 북한의 도발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추가 핵실험이 가장 유력하다. 미사일 추가 발사도 가능성이 있지만 핵실험에 육박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북한은 “미국의 자세에 따라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에 대한 국지적 도발 또는 전면적 공격을 감행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이나 미국에 대한 본토 공격도 가능하나 현재의 북한 기술력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에 따라서는 유엔 결의에 의거한 제재 집행 과정에서 북한과의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그것이 전면적인 교전 상태로 확대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 김정일 위원장.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어
북한이 열쇠를 쥐고 있는 세 가지 옵션. 북한이 어떤 열쇠로 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가장 가능성이 큰 조건부 6자회담이라도 우선적으로 실행해 협상의 실마리를 터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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