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지자체 운영, 당이 아닌 인물이 좌우해
성공적인 지자체 운영, 당이 아닌 인물이 좌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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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강수 회장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래 지금까지 선심성 공약 남발로 재정상태가 악화돼 빚더미에 올랐던 지자체가 적지 않지만 이들 중 재정난을 극복하고 재정자립도를 높인 사례는 흔치 않을 만큼 그간 방만한 지자체 운영은 고질적 병폐처럼 지적받아 왔다.
 
심지어 분당구 등 부유한 지역이 있어 재정자립도가 상당히 높은 지자체로 인식돼 왔던 성남시조차 지난 2010년 7월 새로이 당선된 이재명 성남시장이 전임 시장 때 판교특별회계에서 빌려 쓴 5200억 원을 단기간에 지불할 수 없다며 지자체 사상 최초로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하면서 세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당시 비공식 부채까지 총 6552억 원에 달해 성남시 연간 가용예산의 2배를 넘는 빚을 불필요한 토목공사나 행사·축제 예산을 축소하고 미납 세금 등을 철저히 징수해서 차차 갚아나간 끝에 불과 3년만인 2013년 말에 이르러 모라토리엄을 졸업하게 됐다.
 
특히 그는 대형 공사장에 대한 컨설팅 감사를 실시하는 철저한 관급공사 감사로 2013년 4억원, 2014년 5억7천만원, 2015년 10억 7천만원, 2016년 7억2천만원 등 예산을 절감한 데 이어 철저한 원가분석 및 설계심사로 2014년 기준으로 공사 24억3400만원, 용역 4억5200만원, 물품구매 7100만원 등 예산을 아껴 천문학적인 부채를 상환하게 됐다.
 
물론 이 시장도 초반엔 지방채를 발행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임시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도로 전면 재포장 금지, 불요불급 토목·건설공사 중단, 보도블록 재활용 등 여러 면에서 장기간 초긴축 재정을 운영한 끝에 내놓은 성과여서 다른 지자체들조차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성남시는 재정자립도가 63.57%(2017년 기준)를 기록해 전국 지자체 중 8위로 올라섰으며 채무비율 3%대의 준수한 재정건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서울 마포구의 경우 성남시보다 인구도 약 10만명 가까이 적은 편인데다 면적도 대략 6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반면 예산은 5천억 원에 육박해 성남시 가용예산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지만 재정자립도는 성남에 한참 못 미치는 47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흥미로운 건 현재 마포구청장이나 성남시장이나 소속정당이 모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란 점인데 이를 통해 볼 때 주민들이 누구를 선출하느냐에 따라 빚더미에 앉은 지자체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반면 저조한 재정자립도로 중앙정부만 애타게 바라보는 한심한 상황도 얼마든지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자체의 성패는 어느 소속정당을 택하느냐가 아니라 구청장 개개인의 역량과 능력, 추진력에 의해 판가름 난다고 할 수 있는데, 내년 6·13지방선거가 1년도 채 안 남은 가운데 지역민들은 이 시점에 성남시의 사례를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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