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분의 1’ 효도르, 역사를 쓰다
‘60억분의 1’ 효도르, 역사를 쓰다
  • 박종덕
  • 승인 2006.10.30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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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에 도전하는 프라이드(Pride) 전사

▲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60억분의 1. 얼음주먹. 러시아가 낳은 최고의 파이터. 그의 수식어는 한두 개가 아니다. 현역최강이자 아직까지 그의 아성을 넘볼 수 있는 파이터가 없다는 것이 대세이니 말이다. 프라이드 FC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 집중분석 해보자.

효도르, 챔프 위용 과시

이 선수를 얼핏 보면 푸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링에 올라서면 순식간에 냉혹한 파이터로 바뀐다.

지난달 22일 10개월 만에 복귀를 하는 ‘러시아 격투황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링에 등장했다. 미국 라스베가스 토머스&맥센터에서 열린 ‘PRIDE 32 'THE REAL DEAL’ 대회 마지막 경기. 미국에 입국한 효도르는 경기 시작 전 “미국에서 싸운다고 특별히 불안한 것은 없고 그전처럼 시합을 하겠다”며 “콜먼과의 재대결에 대해서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여유 넘치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링에 올라선 그는 오른손 부상에 대한 의식은 하지 않은 채 상대인 노장 파이터 마크 콜먼을 응시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효도르는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에서 절대 우위를 입증하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효도르는 1라운드 중반 다리를 잡고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려는 콜먼을 뿌리치며 거리를 유지한 뒤 전광석화 같은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을 콜먼의 얼굴에 적중시켜 기선을 제압했다.

효도르는 2라운드 들어서도 하체를 잡고 그라운드 기술을 시도하는 콜먼에게 테이크 다운을 허용했지만 콜먼의 팔을 낚아챈 뒤 유연한 몸으로 절묘하게 포지션을 전환해 암바로 연결했고 오른팔을 완전히 제압당한 콜먼은 탭아웃을 해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경기였던 것. 그라운드, 타격, 파운딩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그에게 콜먼은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최고의 파이터이기 전에 따뜻한 인간이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콜먼의 아이들이 우는 모습에 마음이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서 “내 처도 내가 경기한 후엔 언제나 울곤 한다”며 “하지만 콜먼의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은 충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상 부정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 상대는 조쉬 바넷?

전문가들은 효도르의 상대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또는 미르코 크로캅 정도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크로캅은 지난 9월 열린 무차별급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해 헤비급 타이틀전 도전권을 획득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의 부상. 이 둘의 맞대결을 기대하는 팬들의 입장으로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또 한명의 강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 무처별급 그랑프리에서 크로캅에게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준우승자 조쉬 바넷이 급격한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라스베가스 대회에서 애틀랜타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파웰 나스트라를 하체관절기로 꺾고 강력함을 재확인시키기도 했다. 그는 줄곧 효도르에게 “그와 싸워 그의 목을 베고 싶다”는 도발적인 발언까지 서슴치 않아 장외 신경정도 불붙고 있다.

전문가들도 바넷은 효도르의 상대였던 노게이라나 크로캅과는 다른 스탠딩과 그라운드 실력을 겸비한 토탈파이터라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바넷은 191cm 110kg의 거구로 182cm 102kg의 효도르보다 육중한 몸을 갖고 있는 것도 대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이 둘의 대결에 팬들은 ‘효도르VS크로캅’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효도르, 그는 누구인가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는 우크라이나의 르간스크주 르베지노에시에서 태어났다. 1976년 현재 기술전문학교에서 기중기 조작계의 선생님으로 있는 어머니와 가스전기 용접사인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두 번째로 태어났다.

2살까지 부모님, 누나 마리나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살았다. 그리고 1978년 러시아의 베르고로드주 스타 루이 오스콜시로 이사한 후에, 알렉산더와 이완의 2명의 남동생이 태어났다.

효도르는 어렸을 적부터 남다른 파이터의 소질을 지니고 있었다. 유소년기부터 삼보, 유도를 연마했고 1996년 유도 러시아선수권 우승, 97년 삼보 러시아 선수권 우승을 거뒀다. 2000년부터 링스(RINGS)에서 활약해 그 해 개최된 KOK2000에서 히카르도 아로나를 누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1년에는 RINGS 초대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 다음 해인 2002년에는 RINGS 세계 무차별급타이틀도 쟁취, 2관왕에 오르게 된다.

2002년 6월, 그는 프라이드로 자리를 옮긴다. 세미슐츠, 히스헤링을 연달아 격파하고 PRIDE25에서 프라이드 헤비급 안토니오 호도리고 노게이라에게 도전, 일방적인 경기 운영으로 당당히 판정으로 누르고 제2대 헤비급 왕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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