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이슈에 잠못드는 광주…금호타이어·동부대우전자에 ‘골몰’
매각 이슈에 잠못드는 광주…금호타이어·동부대우전자에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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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 지역 현안으로 대두 정치권도 나서지만 해법 쉽지 않아
▲ 광주광역시 광산구 어등대로 658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광주 경제계는 현재 금호타이어 매각과 최근 떠오른 동부대우전자 매각으로 뒤숭숭하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국영기업 더블스타 매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고 동부대우전자 역시 국내 인수 후보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해외매각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 초부터 뜨겁게 달군 금호타이어 매각은 광주 경제단체 및 지역 정치권, 노동계까지 나서면서 해외매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정부와 채권단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지역 분위기도 해외매각 반대로 기울어져 있고, 노조 역시 매각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부실 위험에 일자리 감소 우려
금호타이어 공장이 광주에 위치하는 이유인지 특정 현안에 대해 이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데는 해외매각에 따른 부실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기업 규모 면에서 금호타이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에 따른 부실 위험성이다. 

기업 규모가 작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자산 규모가 작다는 의미로 현재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 총 자산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연간 매출 3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는 더블스타 규모는 연간 매출 3조원 안팎인 금호타이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부실 매각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광주지역 노동계, 정치권, 시민사회 단체 등이 부실매각 저지를 위해 지난 16일 범 지역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 분위기는 부실 해외매각 반대와 주요 일자리가 없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대책위가 공식 출범하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여러 변수를 놓고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광주 일자리를 지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공장 및 협력업체 종사하는 근로자만 1만3800여명에 달한다. 광주공장 2천여 명, 곡성공장 1천800여 명, 190여개의 협력업체에 1만여명이다. 두 공장의 매출액은 2조원 이상으로 지역내 총생산(GRDP)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부실 매각으로 생계를 위협받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 저지에 나선 광주지역 시민단체.ⓒ광주시민단체협의회

◆박삼구 인수 놓고 ‘격론’…정치권, “내가 적임자”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더블스타 인수, 박삼구 회장으로 인수, 자산규모가 큰 해외매각 까지 여러 변수를 놓고 대화가 오고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박삼구 회장이 인수하는 것에 대해선 23일 대책위 내에서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실적 악화에 따른 박삼구 회장과 현 경영진의 부실 책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책위는 매각 이슈가 부담인지 부실 해외매각 반대와 일자리 지키는데 큰 틀에선 입장 차가 없는 만큼 여러 변수에 대해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회통합추진단은 부실 해외매각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다음주 28일(월) 준비회의를 거쳐 30일(수) 공식적인 출범에 나선다.

한편 정치권도 금호타이어 부실 해외매각 반대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국민의당은 금호타이어 부실 매각 저지에 정부 압박에 나섰다. 8·27 국민의당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은 너나할 것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금호타이어 문제를 외면하면 호남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 살리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빈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 대표가 되면 금호타이어 회생문제 등을 주요 당론 과제로 정해 지역 의견을 100% 대변하겠다”고 공언했다.

천정배 후보는 “금호타이어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제조업체로 광주 지역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되면 영수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정한 매각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민주당 이개호 의원도 ‘기술 먹튀’를 우려 매각 추진 반대에 한표를 던지고 있다. 
▲ 금호타이어 매각 현안을 풀 수 있는 적임자로 자처하는 천정배, 정동영 당 대표 후보자.ⓒ국민의당 홈페이지

◆동부대우전자 해외매각 시 7천명 생계 위협
금호타이어 매각이 광주지역 현안 문제로 뜨겁게 달구고 있다면 동부대우전자 매각 이슈는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려는 후보자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해외매각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동부대우전자 재무적투자자들은 국내매각이 여의치 않자 해외 매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노조가 고용 불안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해외매각 시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보단 멕시코 및 중국 톈진공장에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다. 광주 공장은 이들 공장에 비해 인건비 및 물류비 등 생산원가가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다.

동부대우전자 국내 공장이 있는 광주시에서는 해외 매각이 이뤄질 경우 생산직 및 협력업체 직원 7천여명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부대우전자가 매각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달라”며 “공장 폐쇄를 부르는 회사 매각에 절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동부대우전자 국내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자 해외매각이 거론되면 지역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동부그룹[사진 / 시사포커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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