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타개 위해 사장단 회의 부활 가능성도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이재용 부회장 실형 선고가 내려지자 충격에 빠지면서 향후 사업 투자 및 앞으로 경영에 대해 말을 아끼며 내부 추스르기에 나선 모양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당시만 해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삼성은 그보다 더한 실형을 받게 되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권오현 부회장은 인트라넷을 통해 이 부회장 실형으로 인한 현 삼성의 분위기를 참담함으로 표현했다.
이재용 변호인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상태. 내년까지 법정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 위기를 타개 위해 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 당분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내부 다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창립 79년 역사상 첫 총수 실형을 받은 삼성은 이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 삼성은 그동안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오너의 리더십, 전문경영인 체제를 중심을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에도 이건희 회장이 법정에 서긴 했지만 불구속 상태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바 있다.
당시 여파로 미전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이 해체됐고, 이건희 회장도 자발적으로 총수직에서 물러나 2년 뒤 복귀하기까지 총수 부재의 공백사태를 겪었지만 배후에서 경영을 지휘한 탓에 커다란 위기를 맞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탓에 경영 일선에 완전히 물러나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마저 실형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진공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2008년과 2017년이 다른점은 2008년에는 형식상 총수 부재였지만 이 회장의 실질적인 오너의 리더십이 발휘된 반면 이번은 이 부회장의 오너의 리더십 발휘에 제약이 많다는 점이다.
◆옥중 경영? 자율경영?
일각에선 글로벌 투자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해선 총수의 결정이 필요한 만큼 ‘옥중 경영’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삼성은 이런 관측에 선을 긋는 모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 방향에 대해 지금 하고 있는 경영 방식대로 진행할 것이다”며 임직원이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는 권오현 부회장의 메시지를 언급했다.
삼성그룹은 3월2일 미전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본다면 삼성전자는 각 사업별 대표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경제개혁연대가 지적한 것처럼 삼성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 유지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각 계열사별 사장들이 모이는 ‘사장단 회의’ 부활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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