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 기아차 사장 “해외이전, (향후)생각해 보겠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 “해외이전, (향후)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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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1심 패소 이후 공식 언급…‘코리아 엑소더스’ 우려 커져
▲ 왼쪽 첫번째 박한우 기아차 사장. 자동차산업계 간담회에서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여파로 해외이전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기아차가 노조와의 통상임금 1심 소송에 패소한 후 해외 이전과 관련 “(향후)생각해 보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코리아 액소더스’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5층에서 열린 자동차산업계 간담회에서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여파로 해외이전을 묻는 질문에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완성차업체들은 성명서에서 “기아차가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약 3조 원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질 경우 경영위기를 맞게 될 것이며,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기업은 국내생산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낮은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다 불과 몇시간 만에 “생산기지 해외이전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는 번복 입장을 알린 바 있다. 그런데 이번 간담회에서 패소 당사자인 기아차 박 사장 입에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불씨는 남아있다.

통상임금 1심 패소가 기아차에게 적잖은 당황한 기색을 보인 대목이다. 박 사장은 “패소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통상임금 소송 후속 대응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패소는 르노삼성 임금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1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결과와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사드 보복으로 인한 판매 부진과 파업에 통상임금 패소 악재까지 겹치면서 자동차업계가 위기를 겪자 정부도 중장기 발전 전략 수립에 나선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자동차산업이 대내외 여건 변화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백 장관은 “자동차업계가 국내에서 지속해서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걸림돌을 적극 해소하고 연구개발, 금융, 세제 등 각종 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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