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은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 이준기
  • 승인 2006.11.0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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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김 의장 ‘실패론’ 발언···“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아”

‘오픈프라이머리’ 달갑진 않지만 대선위해 받아들여야
기간당원제 실패는 정치 철학 빈곤에서 오는 방증



▲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
여당발 정계개편 논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동영·김근태 전·현직의장들이 ‘열린우리당 실패론’을 거론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반한나라당’ 구도를 통해 지지층을 복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김형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외친다.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즉, 당의 혁신, 가치의 재전략화, 비전 등을 다시 재정립한 후 대안을 만든 후에 정계개편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미래’를 김 의원을 통해 들어보자.



- 정·김이 ‘열우당 실패론’을 거론했는데.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이 실제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한 발언은 논의를 통해 해야 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그들이 열린우리당 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재보선 선거와 국정감사가 치러지는 과정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당을 위해 열심이 뛰고 있는 후보자들에게 힘을 빼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국민들이 그런 발언을 듣고 실패한 당에 누가 당을 찍고 지지하겠는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 어려운 여건에서 뛰는 후보자에게 큰 누를 끼쳤다. 질서 정연하게 토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선주자행보로서 주도권싸움형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두 분이 우리당의 실력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용적인 부분은 따로 시간을 내 논의할 필요가 있다.



- (실패론에 대한) 개인적 소견은.
개인적으로는 ‘실패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열린우리당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분당(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실패의 원인이다’라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 과거 3김으로 대표되는 보수정치를 마감하고 정당개혁정치, 만전적인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미명아래 시대정신에 맞게 창당을 했다. 17대 총선을 통해 과반수 의석을 확보로 국민에게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다. 다양성보다는 내부의 급격한 이질성으로 말미암아 오늘의 위기가 온 것 같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지지 세력이 분열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패한 원인의 근본적 대책, 당의 혁신, 가치의 재전략화, 비전 등을 국민이 인정할 만큼의 대안을 만든 후에 정계개편론을 논의해야 한다.



- ‘비노(非盧)통합신당’ 창당에 대한 입장은.
과연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140명중에 70~80명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는 초선의원들이 많다. 이는 누구 개 파로 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 의원들은 ‘개별 독자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오히려 구민주당부터 정치했던 분들이 이에 동의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들이 중립적인 부분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 당을 깼을 때 경제적인 부분에 타격이 클 것이다. 한달에 몇 억 또는 몇 십억 식되는 자금을 어떻게 포기할 것이며 전국구의원들은 ‘인질이나 다름없는데’ 쉽사리 갈 수 있겠는가. 쉽게 당을 흔들고 박차고 나가지 못할 것이다.



- 참정연과 의정연이 정계개편 입장을 정리한다는데.
우선 단체명의로 한 다기 보다는 중립적 의원들과 언론계가 같이 할 것이다. 60~70명 정도가 참석해 토론을 할 것이다. 현재 비대위체제가 내년 1~2월이든 전당대회 일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당이 혁신하는 시리얼과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겠다가 아닌 큰 그림을 그리는 형식으로 할 것이다. 경험만은 의원님들을 초청해 말씀을 들을 예정이다. 상세한 입장을 밝히기는 좀 그렇다. 새로운 내용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모습으로 가기위해 가치, 틀, 조직혁신, 구체적 대선 전략으로 파트를 나눠 역할 분담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에 대한 생각은.
참정연의 내부 서베이(survey)를 한 결과 오픈 프라이머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우리는 기간당원제를 원했고 그렇게 하기를 원했지만, 당이 어려우니깐 어쩔 수 없지 않느냐란 의견이 많았다. 대선을 위해서는 달갑지 않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학자들은 열린우리당이 내세운 ‘기간당원제’에 비판적 시각이 많았다. 이를 적절하게 하고 있는 당은 민주노동당이라고 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당 지도부가 기간당원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받아들인 것 같다. 당원이 주인이 되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역사가 짧고 정치 철학의 빈곤에서 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 범여권 통합을 한다고 해도 역부족으로 보이는데.
한나라당 대권후보군 지지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한나라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수요모임 등을 포함한 젊은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로 봤을 땐 전략적 유효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이 팽팽한 구도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절대불가를 주장하고 이 전 시장측은 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둘이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한나라당이 먼저 한다면 흥행을 못 끌 수도 있는데.
한나라당이 바보가 아니라면 먼저 3~6월쯤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한 경선을 할 것이다. 이것이 흥행이 됐을 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충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내에는 후보를 늦게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일찍 후보들을 뽑아 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전당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2월 이전에는 전당대회를 해서 주최가 형성되고 대선선거전략을 짠 후에 후보도 만들고 플러스알파도 영입하고 해야 할 것이다.



- 정·김의 킹메이커 역할론이 솔솔 불고 있는데.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의 경우, 지지율이 낮으니깐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영입해온 사람들과 함께 흥행을 한다면 5%의 정동영 의장이 50%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지지도가 낮다고 해서 킹메이커로 나가라고 하기는 힘들다. 김혁규, 천정배, 강금실, 등 많은 대권주자들이 후보로 나와야 한다.



- 대선승리를 하려면 영·호남을 아우르는 후보가 나와야 하는데.
(대권후보를 논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결국 선거는 질의 게임이 아닌 양의 게임이다. 호남의 인구수가 적기 때문에 영남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내에는 김혁규 의원 등을 포함한 영남출신 인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이회창 컴백설에 대해 한 마디.
(이 전 총재의 컴백설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도 동의하고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역학구도를 본다면 손학규 지사보다는 더 큰 영향력 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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