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논술 자신 없어”
“서울대 논술 자신 없어”
  • 문충용
  • 승인 2006.11.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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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 현행 국어·논술 교육 정면 비판

▲ 이어령 전 이화여대 석좌교수
문필활동 50주년을 맞은 이어령 전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서울대 논술시험을 거론하며 현행 국어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명색이 50년간 글을 썼다는 나도 이런 방식의 글쓰기 시험엔 자신이 없다”며 “세상에 글쓰기의 전범이 어디 있냐. 백 사람이 글을 쓰면 백 개의 글이 다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 이 같은 시험제도는 글쓰기를 감금상태에 몰아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식·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자 만든 논술시험이 오히려 생각의 틀을 고정시킨다는 것. “획일화한 글쓰기 교육이란 도도한 광풍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 지식계의 원로이자 대표적 인물인 이 교수의 지적으로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김경범 서울대 연구교수는 “선생이 말한 대로 획일화된 글쓰기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보라는 게 우리 의도”라며 “논술이 획일화된 사교육에 파행되는 상황”을 탓했다.

반면 허병두 숭문고 교사는 “아이들에게 논술능력을 먼저 키워준 뒤 논술시험을 보는 게 순서인데 현재 논술시험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기 생각을 써야 좋은 글쓰기다. 글쓰기 교육은 상상력과 창조력을 키우는 데 있다”며 점수 매기기 쉬운 답안을 원하는 편의주의 논술이 학생들을 실험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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