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특수' 실종, 너무하네...
'반짝 특수' 실종, 너무하네...
  • 이성심
  • 승인 2004.04.17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대 총선, 현금 안 풀려... 시장 상인들 아쉬움에 '썰렁'
극심한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돈 선거가 사라지면서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아 반짝 특수마저 실종되자 시장 상인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총선은 경제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선거로 기록 될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주가도 정치와는 무관한 모습을 보였다. 업체들, "총선 수요 없어" 선거 때마다 특수를 누려 온 여행업, 인쇄업 등에서도 현금이 풀리는 기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행사 경력 16년인 한 인터넷여행사 관계자는 "총선 때마다 전세버스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몰리던 국내관광 수요는 올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국내여행 특수를 누렸던 국내 여행사들은 15일 총선을 치르기까지 봄나들이 관광객 정도에 만족해야 했다. 인쇄업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25년간 인쇄업에 종사한 한 인쇄업자는 "예전에 총선이 있으면 그 해 매출은 평년의 2, 3배로 늘었는데 올해는 선거와 관련된 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돈 선거가 사라지면서 경기침체 속에 선거특수를 기대했던 음식 숙박업소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과거 선거때면 손님들로 북적이던 모습을 이번 선거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것. 또 2월달 전체 도소매판매액도 2.4% 증가에 그치는 등 선거효과는 이제 옛말이 됐다. 금융권, 자금흐름 이상 無 은행 등 금융권의 자금흐름에도 특별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 선거를 앞두고 은행 창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현금대출이 이번 총선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으며, 지난 2천년 총선때와 비교 할 때 현금 대출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A은행 소매금융팀 관계자는 "4월 들어 자금의 흐름은 선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천년 4월 총선 때의 민간이 보유한 현금 평균잔액은 14조5천억으로 99년 4월과 비교할 때 1조7천억원이 증가해 지난 총선에 비해 현찰증가 규모가 6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반면에, 현금통화는 1월 21조1000억원에서 2월 19조8000억원, 3월 19조2000억원 등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금통화로 정확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과거 총선 기간에는 수천억원 단위의 현금이 풀렸던 것으로 추산된다"며 "1992년 이후 4차례의 총선을 치르면서 이 규모는 점점 줄고 있으며 이번 총선에서는 그 규모가 현격히 줄어 선진국의 선거 형태로 접근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시장도 선거의 영향권 밖에 있었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정치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지만, 총선을 앞두고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서는 등 정치 따로 주가 따로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선거에는 큰 관심이 없는 대신, 국내외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투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으며 후보자에게서 돈을 받은 사람까지 처벌하는 등 역대 어느 선거보다 엄격해진 선거법을 돈이 풀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또한 이처럼 과거 불합리한 자금흐름에 따라 경제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했던 선거 특수가 없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