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석면 검출에 분양 앞둔 SK건설·롯데건설 ‘악몽’
발암물질 석면 검출에 분양 앞둔 SK건설·롯데건설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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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요구에도 SK건설,롯데건설 조합측이 무시”…공사 중지에 분양 차질
▲ 과천주공 2단지 재건축 단지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되면서 컨소시엄을 구성 시공사로 선정된 SK건설과 롯데건설은 '석면 악재'로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졌다. ⓒ각사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과천주공 2단지 재건축 철거 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되면서 그동안 석면이 검출이 되지 않았다는 석면조사 정보 공개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주공2단지 재건축 조합에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했다. 과천주공 2단지 재건축 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 시공사로 선정된 SK건설과 롯데건설은 석면 악재에 휩싸이면서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졌다.

이번 석면검출은 분양일정을 맞추기 위해 SK건설과 롯데건설 재건축조합의 석면조사 및 철거계획 늑장 정보 공개와 과천시와 관천시의회의 합작품이 빚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주공2단지 재건축 공사 현장의 주거동과 상가동에서 총167개의 샘플링 시료를 채취해 13일 통보된 시료 분석 결과 주거동의 샘플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상가동에서 채취한 3곳의 시료에서 석면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석면은 ▲상가동 1층 천장재 1곳 백석면2%, 갈석면6% ▲상가동 2층 로비 유리창틀 코킹재(외부) 1곳 백석면 3% ▲상가동 2층 강의실 복도 입구 창틀(외부) 코킹재 1곳 백석면 2%이다.

건축자재에 사용된 석면의 종류는 석면섬유모양이 머리카락이나 뱀모양의 사문석(serpentine) 계열인 백석면(chrysotile)이다. 그런데 이번에 검출된 갈석면은 6개 석면종류의 하나로서 일부 염전지역의 슬레이트 지붕재에 사용된 적 외에는 국내에서 사용된 예가 드물다. 

산업안전관리법에 따르면 갈석면은 각섬석(amphibole)이라는 계열로 발암성이 높아서 청석면(crocidolite)과 함께 1997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백석면은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안양고용노동지청은 이날 주공2단지 재건축 조합에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석면 전수조사를 실시해 증빙자료와 함께 10월13일까지 보고하도록 행정조치 했다.
▲ 지난 4일 오후2시경 과천시청 앞에서 열린 과천 문원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집회, “침묵의 살인자 석면가루 SK, 롯데나 실컷 먹어라”라는 글귀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환경보건시민센터

1620세대가 살던 40개의 기존 아파트와 상가를 철거하고 35층짜리 21개 신축아파트를 지어 2128세대가 2020년 입주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초 SK건설과 롯데건설은 해당 재건축 2단지를 오는 11월 분양할 예정이었다. 석면 위험성이 이미 알려진 사실로 재건축 2단지에서 석면이 검출되면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사태로 석면조사 및 철거계획 정보 늑장 공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초등하교 학부모들이 석면조사 공개를 요구하면서 빚어졌다. 문원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안전한 석면철거를 요구하며 석면조사 및 철거계획에 대해 SK건설, 롯데건설에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이들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 과천시와 과천시의회도 학부모들의 문제해결을 요구에 귀를 닫았다.

SK건설과 롯데건설 재건축조합은 석면조사 및 철거계획 정보 공개에 늑장을 부리다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등교 거부 사태로 번지고 급기야 국회의원들이 현장 방문에 나서자 부랴부랴 석면조사 및 철거계획 정보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번 조사에서 석면이 검출되면서 석면 공개 내용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과천시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석면 샘플링 조사가 부실하다 보니 누락된 게 있어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과천지역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에 곳곳에서 대규모 재건축이 시행되면서 석면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재건축 사업자 측은 학부모와 주민들의 입회하여 공개적이고 투명한 석면재조사를 실시하고 안전한 석면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원초 비상대책위원회는 과천시 석면관리 부서인 환경위생과와 2단지 조합측에게 공사 중단으로 인해 방치되어 있는 건물 철거 폐기물을 단순 건물 철거 폐기물이 아닌 석면 폐기물로 분류해 밀봉 후 배출하도록 관리 철저와 조합측엔 공사중지명령서를 공사현장 외벽에 부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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