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윤 회장은 그 동안 쌓아온 노조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 향후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윤종규 현 회장을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추위에는 윤회장과 김옥찬 KB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최종 후보에 올렸으나, 김 후보자와 양 후보자가 심층면접을 거부하고, 윤 회장 단독으로 심층면접을 보게됐다. 이들 3명의 후보는 모두 KB금융내부 인사로 일단 KB측이 낙하산 논란은 벗어났다는 평가다.
 
이날 심층면접 위원장은 회견에서 “윤 회장 심층면접에서 주주는 물론 노조 측의 의견을 모두 들을 계획”이라며 “최종결정은 이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층면접 위원장인 최영휘 확대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은 윤 회장이 추천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으나 사실상 외부에서는 윤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고 보고 있다.
 
윤회장이 회추위에 어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꾸준히 거뒀던 ‘깜짝 실적’과 신한금융지주를 앞서는 등 회사 발전에 공신이라는 점이 꼽힌다.
 
한편, 이날 윤 회장은 노조에 대해 열려있다는 입장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노조는 항상 대화의 파트너이며, 늘 경영을 같이 고민한다”며 “대화 창구는 열려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안 윤 회장과 KB국민은행 노조와의 갈등의 골은 깊다. 노조 측은 일단 윤 회장이 단독회장직에 오른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추위는 여타 금융기관들과는 달리 유독 7인의 압축 후보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마지막 심층면접에 오른 2명의 다른 후보들도 자진해서 거부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KB노조는 지난 12일 여의도본점에서 ‘윤종규 회장 연임찬반 설문 조작 규탄 및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윤 회장 측이 9월 5~6일 간 실시한 연임찬반 온라인 설문조사를 17개의 단말기를 이용, 접속기록을 삭제, 중복 응답하는 방법을 4000건 넘게 ‘찬성’을 응답을 실시했다“며 영등포경철서에 고발조치했다.
 
윤 회장은 오는 26일 회추위의 3차 회의에서 심층평가를 받은 뒤 최종 연임이 결정 통지를 받게된다.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