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회', 울어버린 '힘없는 사장님'
'한상대회', 울어버린 '힘없는 사장님'
  • 조경환
  • 승인 2006.11.03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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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세계 한상(韓商)대회 - '빛과 그림자'

이번 한상대회에 참가했던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딘가 모르게 ‘한쪽’이 일그러진 듯한 모습 이었다고 평했다.

이유인 즉슨, “이번 대회의 핵심 주제가 식품과 음료였기에 주제를 부각 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과 그와 관련 부스 배치 또한 식품과 음료 참여 기업들을 중심에 두고 그 외 참여 기업들이 배치되었다고 한 것 까지는 이해한다”라고 언급한 뒤,
“실제 행사 전 기간 식품과 음료 쪽 부스에는 사람들이 시식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행렬을 볼 수 있었지만 그 외 전기, IT, 산업, 미용 등의 부스에는 한산하기 그지없는 장면 또한 볼 수 있었다”며 행사 진행의 미흡함과 ‘비 체계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주최 측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소수, 또는 비주류 업체들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는 것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라며 다소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룰’도 없고 ‘체계적 이지도 못한 이런 행사가 계속적으로 치러져야 할 명분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 한산한 1대1 비지니스장
*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그늘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해외 동포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상대회는 해를 거듭하며 제1회 대회 때 968명에 머물렀던 참가자 수가 2004년에 1,500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3,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목표보다는 모자란 2,285명(해외 1천214명, 국내 1천71명)이 참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대회본부 사무국은 대회기간 모두 6천86건의 상담(3억3천100만여 달러)이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928만여 달러의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1대 1 비즈니스 미팅에서 312건 상담(2억3천900만여 달러)에 485만여 달러 계약, 기업전시회에서 5천774건 상담(9천114만여 달러)에 443만여 달러 계약이 이뤄졌다. 확실히 수치상으로만 놓고 본다면 화려한 조명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그늘 속에 감춰진 일들을 개선하지 않고서 성과만을 논할 수는 없다.

애초 대회를 준비해왔던 주최 측에서 대회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과정에 170여 개국 3천명이 참가할 것이라는 홍보에 비해서는 실제 참여한 한상과 국내 기업들이 모자랐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 대회 기간 동안 S업체 대표 K씨는 “실제 거래를 할 상인들보다 그냥 행사 구경나온 동네 사람들, 한상대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부산 국제 신발섬유패션전시회 참석했다가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3일동안 쓸데없는 힘만 낭비했다. 여기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 자리에서 기업의 운명을 걸고 이리저리 대출받고 빚내서 참여했는데 단 1건의 계약도 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사무국 모관계자는 “어느 전시회를 가더라도 이만큼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행사는 없다.

모두가 100%만족할 수는 없지 않느냐!” 라는 입장만을 전달하고 후속조치라든지 즉각적인 대책마련을 해보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무성의함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회에 참여했던 몇 몇의 중소기업들 중에는 대회 삼일째 되는 날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더 있어봤자 뭐하겠냐, 있어봤자 화만 더 날뿐이다’며 아예 부스에서 자진철거를 해버리기도 했다. 주로 전기, 산업, IT쪽 부스에서 마지막 날 빈 부스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흘간 치러진 6천여 건의 비즈니스 상담과 부산 등 국내 지역과 한상 경제단체들 사이의 업무협약이 잇따라 체결되는 등 상호 네트워크 구축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자축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와 더불어 앞서 얘기했던 문제점과 함께 사전 준비 부족과 전시장 배치 문제 등도 개선돼야 할 점들로 드러났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내 기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이나 수출국 확보 등을 위한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들은 당초 기대보다는 미흡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산의 모 식품업체는 “기업전시장 내 부스 배치가 업종별로 명확하게 구획되지 않았고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고 말했다.

▲ 자진철거해버린 텅빈 부스
또 부산의 한 IT업체 관계자는 “국내외 참가 업체들의 정보가 담긴 디렉토리 책자를 개막 이틀 전에야 받았다”면서 “업체들이 사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에서 온 무역업체 관계자는 비즈니스 상담관이 행사장 내 맨 뒤쪽에 배치돼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번 대회에서 주요한 행사였던 1대1 비즈니스 상담은 전시장에 비해 전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상대회 개막 전 1대 1 상담 등에 대한 신청등록이 100건 정도에 이르렀으나 이날 상담관 내 부스를 이용하는 이는 극소수에 그쳤다.

결국, 예상보다 적은 312건만의 1대1 비즈니스 상담이 이루어졌음은 향후 다른 개선책이 필요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더불어 인접한 유통 상담관에서도 금융기관 등 2곳만 나와 있을 뿐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해외 바이어 상담관, 할인·백화점 상담관, 홈쇼핑 상담관 등은 의자 몇 개만 덜렁 놓인 채 비어 있었다.


* 상처받은 중소기업들


결과적으로 이번 제5차 한상대회가 어느 해에 비해서 큰 규모로 적지 않은 성과들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 이면에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그늘로 인해 상처받고 상심한, 그리고 어렵고 힘겹기만 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작은 기술을 큰 기술로, 국내 기술을 세계의 기술로 인정받고 더 큰 도약을 위한 활로를 모색해 볼 수 있는 중소기업들의 작지만 큰 꿈을 기약하는 ‘한상대회’

주최 측은 이러한 일련의 사실을 간과 하지 않고, 다음 행사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행사 진행을 통해 보다 수준 높은 세계적인 행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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