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그룹 재건 ‘물거품’되나…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될 듯
박삼구, 그룹 재건 ‘물거품’되나…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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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자구안 실현가능성 낮아 자율협약 체제 갈 듯
▲ 채권단 주주협의회를 통해 금호타이어 자구안이 부결되면 박 회장의 경영권은 사실상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가 박삼구 회장의 손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수용하기로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 제출 당시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중국 공장 매각과 유동성 자금 확보 등 구체성이 결여로 박 회장이 경영정상화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자구안 통과 여부는 26일 오후 주주협의를 통해 결정되며 채권단 지분의 75%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채권단 지분 구성상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32.2%), 우리은행(33.7%) 가운데 한 곳이 반대하면 자구안은 부결된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박 회장측과 대립해 앙금의 골이 깊은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자구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어 자구안 통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구안에는 △중국 공장 인적분할 후 지분 70% 매각(4000억원) △대우건설 보유지분 4.4% 매각(1300억원) △PEF(사모펀드) 방식의 3자 배정 유상증자(2000억원) △임원 8명·사무직 140여명 축소 등 인건비 감축 방안(연간 100억원 규모)이 담겼다. 채권단은 유상증자 방식 외엔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주주협의회를 통해 자구안이 부결되면 박 회장의 경영권은 사실상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자구안이 미흡하거나 부결될 경우 박 회장에게 위임한 경영권을 박탈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거론됐던 워크아웃 방식이 아닌 자율협약 형태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 회생 가능성에 대해 “주주와 근로자가 있고 채권단도 있고, 크게 보면 지역사회까지 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 살리기 위해 동참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금호타이어를 어떤 식으로 고치면 뭔가 회생 가능성이 있는 그 그림 안에 박 회장은 없다”고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자율협약은 회생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실행하는 것으로 워크아웃 전 단계인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기업에 일종의 선제적인 지원이다. 자율협약은 채권은행들이 100% 동의하면 자율협약은 진행된다.

자율협약은 채권금융기관과 기업이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포괄적 협약을 맺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으로 법적 구속력 없고 기업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강제성이 떨어지고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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