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무현의 최대 공약수
DJ-노무현의 최대 공약수
  • 김유승
  • 승인 2006.11.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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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를 주목해야 할 때

▲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
“무 호남, 무 노무현”, DJ 지팡이에 춤추는 열린우리당

북한핵실험 사태 이후 ‘전직대통령’ DJ의 행보는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당발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정국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여당내 통합신당 추진파와 호남지역 의원들은 DJ의 입과 발의 움직임에 따라 매우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28일 DJ의 고향 목포 방문과 지난 2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김대중도서관’ 후원회 행사의 분위기는 ‘분당전 민주당’의 위용을 다시 과시하는 듯한 분위기였으며, 이런 모습은 앞으로 더욱 노골화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역시 DJ가 중심에 있음으로 해서 가능한 그림인 것이다.

여당의 한 호남지역 의원은 “참여정부의 탄생은 호남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호남에서의 DJ의 현실적인 영향력에 대해서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DJ가 지난달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분당의 잘못을 지적한 이상 통합신당이라는 대세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호남의 지지가 없었다면, 노무현 대통령도 참여정부도 없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무호남 무국가’를 말한 DJ의 깊은 뜻이 아닐까?

전직 대통령 DJ 외면 못하는 현직대통령의 주목되는 행보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전직대통령 DJ의 자택을 방문하고 부부 오찬을 가졌다. 청와대에서는 정계개편 등 정치현안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최근 노대통령의 정치행보를 단순하게 보지 않는 시각이 많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노무현 배제, 그리고 국정 전념을 주문하고 있는 여당내 논의에 대해 ‘노무현식 정면돌파’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그동안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 핵실험 사태 대응 초기에 보여주었던 어정쩡한 포용정책의 입장이 DJ가 햇볕정책을 공격적으로 방어하고 나오면서 포용정책의 지속추진으로 입장 정리된 사례를 들어 DJ와 호남의 큰 산에 기댈 수 밖에 없는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정계개편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지면서 노대통령이 호남과 DJ의 정치적 영향력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정리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에 내어 줄 수 없는 정권, 이심전심으로 천정배?

정계개편 과정에서 여권 대선후보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반한나라 여권 후보로 DJ-노 두 전현직 대통령이 이심전심으로 후원할 수 있는 후보는 누굴까?

고건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요직을 거쳤고 전북 연고가 강하지만, 한나라당에서도 자기편이라고 할 정도로 보수성향으로 인식되는 것이 약점이다. 정동영,김근태 두사람 모두 일정 지분의 세력을 갖고 당의장을 수행한 국정운영의 직접적인 책임자로 책임이 있다. 정동영 전의장의 경우는 전북 출신으로 호남지역 대표성이 있지만 두번의 당의장에서 낙마했고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DJ밑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해찬 의원의 경우는 경직된 성격이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진 단점과 참여정부 실세 총리, 최근 정무특보 임명 등 노무현 사람으로 각인되는 것이 부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안산을 지역구로 3선을 하고 있지만 목포 천재로 불리는 천정배 의원은 과거 노무현의 참신성이 아직 살아있고, 나름의 호남 지역기반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의 이미지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어 여권의 대안 후보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평화민주세력의 분열과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통해 통합신당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열린우리당의 창당 명분과 노무현을 배제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천 의원을 특별히 비토하는 세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일 모교인 전남 목포고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천의원은 "DJ의 자산과 부채를 노무현 대통령이 승계했듯이 DJ와 노 대통령의 자산과 부채를 승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 대세론이 득세하던 2002년 3월 현역의원 최초로 노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일등공신 이지만, 2003년 최도술사건때에는 당시 대통령 오른팔로 불린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을 사퇴시키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법무부장관을 지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는 불가근 불가원 관계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이다.

2005년 당 지지도 하락이 지속되는 중에 열린 당 워크숍에서 천 의원은 "DJ정권 당시에는 DJ를 비판했으나 지금은 그 깊은 뜻을 가슴깊이 느낀다"는 말을 기자들에게 했다. 이런 천 의원에 대해 DJ의 평가는 이랬다.
“천정배 변호사를 만난 것은 내게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누구보다 매사에 정확하고 예리한가 하면, 수석과 일등만 해온 사람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겸손하다”

DJ-노의 적통성과 정체성에 가장 어울리는 후보로 천정배가 인정 받는다면 내년 오픈프라이머리 시장에도 '2002 바람이 재연되지 않을까? 천정배를 주목해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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