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숙연한 분위기 속 창당 3주년 생일잔치

2003년 11월 11일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겠다며 열의에 찬 모습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열린우리당. 최초 47석의 의원으로 조촐하게 시작됐으나 2004년 1월 11일 정당대회에서 정동영 의장이 선출되고 그해 4·15 총선에서 152석 확보라는 드라마틱한 기적을 이뤘다.
그 후 3년. 의원수는 139명으로 줄었고 4·15총선이후 치러진 각종 재·보선에서 0:40이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사망신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란 분석이다. 이날 창당 3주년 기념행사는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 시종 숙연한 분위기였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성과에 가슴 한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창당정신을 되새기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당의 위기상황을 의식한 듯 그는 “당 안팎에 과제가 산적해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저성장 구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방식을 찾아내지 못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통한 양극화 극복의 대안을 발굴하고 실현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내 한 당직자는 “100년 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던 열린우리당이 불과 3년 만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내 각 계파들은 ‘우리당의 창당은 실패’라는 실패론과 ‘창당은 옳았지만 행동을 보이지 못했다’는 ‘유효론’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계개편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생일잔치에 웃음소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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