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로 떠오른 박수근 미술세계 탐방
화제로 떠오른 박수근 미술세계 탐방
  • 이문원
  • 승인 2004.04.2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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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과 그 시대 화가들" 전
1950∼60년대를 풍미한 화가 박수근이 '갑작스럽게'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화제의 중심에는, 단연 지난달 23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벌어진 박수근의 "앉아있는 아낙과 항아리"의 123만 9500달러 (약 14억 6000만원) 낙찰 '사건'이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에 서울옥션이 박수근 작품 3점을 경매에 내놓아 크리스티 경매장에서의 '파란'을 이어갈 전망이고,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박명자 대표가 박수근의 1962년작 "굴비"와 1950년대 드로잉인 "독장수", "시장"과 함께 그와 동시대에 시대에 활동했던 대표작가 36명의 작품 등 55점에 이르는 작품들을 박수근 미술관에 기증한 일까지 벌어져, '박수근'이라는 이름은 최근 들어 우리 미술계의 가장 큰 화두로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번에 강원도 양구 박수근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박수근과 그 시대 화가들"전은 박명자 대표가 기증한 작품들을 토대로 이루어진 전시이다. 이토록 화려한 '뉴스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박수근이지만, 그의 실체는 이런 요란스런 상황과는 정반대로, 그는 다소 권위주의적인 당시 화풍에 반기를 들고 서민적인 묘사를 줄기차게 이어가 주목을 받아냈던 인물이었다.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가 화폭 위에 펼쳐보인 세계는 당시로서는 파격을, 현재에 이르러서는 따뜻함과 편안함을 안겨주는 작품들로, 느긋한 감흥과 함께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져 가슴에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는 소담스런 걸작들이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박수근과 동시대를 살아간 우리 화가들로 소개되는 작가들은 구본웅, 김기창, 문신, 박래현, 서세옥, 이응노, 이중섭, 장욱진 등의 '세미-클래식' 거장들이며, 이들의 작품 52점을 보려면 이제 강원도까지 발걸음을 해야만 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아름다운 미술세계를 감상한다는 즐거움과 함께 주말의 가족나들이 코스로서도 나름대로 풍취가 있어, 이번 전시는 전에 없이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장소: 박수근미술관, 일시: 2004.04.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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