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경영상황 인식 차 커 교섭 연내 타결 미지수

33차 교섭에서 현대차노조는 연내에 교섭이 마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면에는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다. 만약 노조의 요구사항을 사측에서 수용하지 않으면 연내 타결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렇다고 사측이 무조건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줄리는 만무하다.
올해 현대차는 대외적인 환경 탓에 판매량이 작년보다 못한 수준이다. 특히 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했고, 미국시장마저 기대치를 밑돌면서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인 508만대 달성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연간 목표인 825만대 판매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의 단체교섭이 전진을 못하는 데는 임금부분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32차 단체교섭에서 경영설명회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영위기 책임과 원인 파악보단 위기를 먼저 넘기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10월부터 현대차그룹 임원 1000여명이 임금 10%를 반납했고,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올해 임금 동결을 선언했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호분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완전 8/8 주간연속 2교대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도 임금반납 및 임금 동결에 나섰듯 위기를 넘기 위해 노조에 양보를 주문한 셈이다. 이전 집행부에서 사측은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성과급을 전년도 대비 20% 삭감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묵살된 바 있다.
노조는 올해 내수에서 판매량이 늘었다는 점과 3분기 실적이 늘었던 점을 들어 기존 요구사항을 강력히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 경영상황을 보는 노사간 인식차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단체교섭이 쉽게 타결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의 인건비는 매출액 대비 15% 수준으로 경쟁사인 폭스바겐의 9.7%, 도요타의 6.1% 보다 높은 수준이다. 임금 협상을 통해 매년 임금이 올라가는 구조로 1억대에 육박하며 ‘귀족노조’로 불리고 있다. 현대차의 경쟁력이 하락하는 원인 중 하나로 높은 임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는 올해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그나마 사드 해빙 무드로 중국시장에서 반등 기미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위기 돌파는 시간문제다. 때문에 올해 위기를 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대차 사측과 반면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의 폭주가 위기 돌파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자문자답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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