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노조 파업 철회 왜…조합원 이탈‧싸늘한 여론
LG생활건강 노조 파업 철회 왜…조합원 이탈‧싸늘한 여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생계 곤란 파업 동력 상실
‘귀족노조’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
▲ LG생활건강 본사 광화문 빌딩. 10일 LG생활건강 노조가 파업 52일만에 농성을 풀고 오는 13일 현장에 복귀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에 곤란을 겪으며 피로도가 쌓여 이탈한 게 파업 철회로 이어진 것 같다.”

10일 LG생활건강 노조가 파업 52일만에 농성을 풀고 오는 13일 현장에 복귀한다. 이번 LG생활건강 노조가 파업을 푼데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쌓이면서 이탈자가 발생한 게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이날 LG생활건강 앞 파업 현장은 파업 철회에 따라 사측을 규탄하는 문구가 가득한 피켓 쓰레기가 한 트럭 분량이 나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파업 철회 현장을 보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며 “계속 파업이 지속됐다면 노사 양측의 피해가 늘어나고 임금협상 결렬이 장기화 될 뻔 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LG생활건강 노조가 파업에 나선데는 임금인상률에 있어 노조와 사측이 제시한 안의 간극이 차이가 나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노조는 임금인상률 13.8%(정기 호봉승급분 2.1% 포함)을 제시했고, 사측은 협상 초기 호봉승급분을 포함해 3.1%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노조가 사측의 제시안을 거절하자 이후 5.25%(임금 1%, 호봉승급 2.1%, 제도개선 2.15%) 인상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첫 제시안을 고수하며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9월 20일부터 52일간 본사 앞에서 텐트를 치고 파업 농성을 이어갔다.

파업을 보는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번 파업에 나선 청주공장 노조는 평균 연봉이 8000만원에 달한다. 일반 사무직에 비해 수천만씩 차이나는 연봉을 받고 있어 일명 ‘귀족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실적이 좋았을 시기에는 임금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도 용인하는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사드 배치로 인한 후폭풍으로 실적이 예전만 못하면서 각 기업의 노조들이 파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 작년 장기간 파업을 진행한 현대차노조는 올해 몇 차례 부분파업에만 나섰을 뿐 자제하고 있다.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는 것도 노조의 파업 동력을 잃게 했다. 게다가 백웅현 노조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본사 앞에서 차석용 부회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12시간 동안 2층 난관 위에 앉아 농성을 벌인 사건은 곱지 않은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서울을 오가며 파업을 이어간 조합원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으면서 파업이탈이 잇따랐고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까지 겹치면서 노조가 파업을 풀고 임금 교섭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